매경닷컴 MK스포츠(전주) 이상철 기자
전북현대는 K리그의 새로운 역사를 썼고, 살아있는 전설은 명예롭게 은퇴했다. 가을비가 내린 11월의 첫날, 전주성은 축제의 무대였다.
2020시즌 K리그1 최종전이자 이동국의 K리그 마지막 경기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졌다. 전북의 2-0 승리.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고 전북 선수단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동국도 그중에 한 명이었다.
“마무리는 언제나 해피엔딩으로 끝나야 한다면서 지금이 그 순간이라고 했다. 뭔가 짜놓은 것처럼 흘러간다. 현역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컵을 들고 은퇴하는 선수가 몇 명이나 되겠나. 그 순간에 내가 있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다.”
↑ 전북현대가 K리그 최초로 4연패를 달성한 날, 이동국(20번)은 ‘전설’로 남았다. 사진(전주)=김영구 기자 |
전설의 선수가 뛰던 전설의 팀이다. K리그 통산 네 차례(2009·2011·2014·2015년)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고 통산 최다 득점(228골)을 기록한 이동국은 통산 여덟 번째 K리그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전북은 2009년부터 최근 12번의 시즌에서 여덟 번이나 정상에 등극했다. 이동국이 가세하면서 신흥 강호로 떠올랐던 전북은 강산이 한 번 바뀌고 K리그를 대표하는 ‘최강 팀’이 됐다. 2년 연속 울산현대를 제치고 짜릿한 역전 우승 드라마를 연출했다.
성남FC(7회)를 넘어 K리그 최다 우승팀이 됐다. 또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시즌 연속 우승 축포를 쐈다. 성남의 전신인 일화가 두 번(1993~1995년·2001~2003년) 3연패를 이뤘으나 4연패를 달성한 팀은 전북뿐이다.
특히 2014년부터 전북이 우승을 놓친 적은 2016년이 유일하다. 당시 심판 매수로 제재금 1억 원과 더불어 승점 9가 삭감된 전북은 1위를 유지하다가 최종전에서 FC서울에 0-1로 져 우승컵을 뺏겼다.
역사의 날에 이동국을 위한 무대도 마련됐다. 조세 모라이스 감독은 이동국을 베스트11에 포함했다. 4-1-4-1 포메이션의 원톱이었다. ‘한국축구의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이동국을 위한 ‘예우’였다. 풀타임을 뛴 이동국도 4개의 슈팅을 시도하며 전북의 역사적인 우승을 위해 힘을 보탰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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