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풍전등화.’ 키움 히어로즈의 현주소를 뜻한다. 단 한 경기 만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영웅군단의 가을야구 운명은 ‘예전 같지 않은’ 에이스에 달렸다.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LG 트윈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치르는 키움은 브리검을 선발투수로 내세운다.
평균자책점 1위 에릭 요키시를 10월 30일 정규시즌 최종전에 투입하면서 브리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등판은 일찌감치 예고된 셈이다.
↑ 제이크 브리검(오른쪽)은 LG와 키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반전의 투구를 펼칠까. 사진=천정환 기자 |
다만 키움이 바라던 시나리오는 5위가 아니었다. 절대적으로 불리한 위치다. ‘2승’을 해야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 1패는 곧 탈락을 의미한다.
김창현 감독대행은 브리검에 대해 “최근 컨디션이 좋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투수이기 때문에 잘해줄 것이라 믿는다”라고 밝혔다.
부상으로 한 달 넘게 이탈했던 브리검은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에 실패했다. 9승 5패 평균자책점 3.62였다. 107이닝 밖에 던지지 않았다. 조기 강판하는 횟수도 예년보다 많았다.
물론 브리검은 큰 경기에 강했던 투수다. 과거형이다. 2019년 준플레이오프(6⅔이닝 2피안타 무실점)와 플레이오프(5⅓이닝 3피안타 무실점)에서 ‘판타스틱 피칭’을 펼치며 에이스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키움은 2019년 준플레이오프에서 LG를 상대했다.
하지만 브리검은 한국시리즈에서 3, 4차전에 등판했으나 6실점(4⅔이닝)으로 무너졌다. 키움이 1승도 못 거두고 고개를 숙인 데에는 브리검의 부진이 여러 이유 중 하나였다.
브리검은 2018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선 경험도 있다. 양현종(KIA)과 맞대결에서 6이닝 4실점으로 버텼다. 다만 높은 점수를 줄 만한 투구는 아니었다. KIA가 5회에 야수의 연이은 미스 플레이로 자멸한 덕을 봤다.
잠실구장에서 성적도 좋은 편이 아니다. 올해 세 차례 잠실 경기에 나가 1승 1패 평균자책점 4.63을 기록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도 잠실 경기에는 등판하지 않았다.
요키시를 제외하고 총력전을 펼칠 키움이다. 상황에 따라 빠르게 투수를 교체할 터다. 브리검은 올해 LG전에서 한 번도 6이닝 이상을 던진
LG는 와일카드 결정전 1차전에 케이시 켈리를 내세운다. 켈리는 키움 킬러다. 올해 세 차례 키움을 상대해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키움전 평균자책점은 1.42에 불과하다. 앞문 싸움부터 밀리면 승상이 없는 키움이다. 브리검의 어깨가 더욱 무겁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