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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시즌 아직 우승이 없는 최혜진. [사진 제공 = KLPGA] |
지난 해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KLPGA)에서 5승을 거두며 전관왕을 차지한 최혜진(21)이 마지막으로 우승한 것은 11월 3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이었다. 29일부터 열릴 올해 대회에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서는 최혜진도 대회 2연패를 이루지 못하면 우승 가뭄이 1년을 넘게 된다.
톱골퍼들에게 '1년 내 승수 추가'는 꾸준함의 징표 같은 것이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일찍 은퇴의 길을 택했지만 그들이 여전히 대단한 선수로 평가 받는 이유는 바로 그런 꾸준한 성적 때문이다. 더스틴 존슨(미국)은 PGA투어 루키 시즌인 2008년 터닝스톤 리조트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거둔 후 올해까지 13시즌 동안 해마다 한 번 이상 우승하는 대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이 부문 최장 기록은 '골프 전설' 잭 니클라우스와 아널드 파머(이상 미국)의 '17시즌 연속'이다. 현역 중에는 우즈의 '14시즌 연속'에 이어 존슨의 기록이 두번째로 길다.
슬럼프가 됐든, 운이 나쁘든 '우승 가뭄'이 1년 넘게 지속되는 톱골퍼들이 늘고 있다. 여전히 고감도의 샷을 날리면서도 올시즌 우승이 없는 최혜진의 경우 실력보다는 운이 나쁘다고 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시즌 13차례 대회에 출전한 최혜진은 딱 한번 10위 밖으로 밀렸을 정도로 매 대회 우승 경쟁에 나섰다. 톱10 입상률이 무려 92.3%에 달한다. 워낙 꾸준하게 상위권 성적을 낸 덕분에 대상 포인트에서 모든 우승자들을 제치고 1위에 올라 있다. 3위(69.93타)에 올라 있는 평균 타수도 그의 경기력이 지난 해에 비해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곧 1년 넘게 우승 하지 못할 톱골퍼 후보에는 세계랭킹 5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있다. 매킬로이가 가장 최근 우승한 것은 작년 11월 3일 끝난 월드골프챔피언십 HSBC 챔피언스다.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이 대회가 취소되면서 출전 기회가 사라진 매킬로이는 다음 주 1년 넘게 우승 못한 골퍼가 된다.
국내 톱여자골퍼 중에서도 막 1년 넘게 우승 못한 골퍼들이 쏟아지고 있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도 그들 중 하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합류하지 않고 아직 국내에 머무는 고진영의 마지막 우승은 지난 해 10월 13일 끝난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이다. LPGA 투어에서는 작년 8월 22일 끝난 CP 위민스오픈이 가장 최근 우승이다.
작년 KLPGA 투어 신인으로 3승을 거둔 임희정(20)도 2019년 10월 20일 끝난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우승이 마지막 우승으로 역시 승수를 더하지 못한 게 1년이 넘었다. 작년 10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과 LPGA BMW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장하나의 우승 가뭄도 1년이 지나고 있다. 작년 5월 열린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서 LPGA 신인상을 받은 이정은 역시 미국과 한국을 통틀어 우승 못한 시간이 1년 반 넘어가고 있다.
LPGA투어에서는 1년 넘게 우승하지 못하지 있지만 대신 국내에서 뛰면서 승수를 추가한 선수들도 있다. 2018년 6월 마이어 클래식 이후 우승 시계가 멈춘 유소연은 올해 6월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했고 2016년 1월 퓨어 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 이후 지독한 우승 가뭄에 시달리던 김효주도 올해 KLPGA 투어에 집중하면서 2승(6월 롯데 칸타타여자오픈·10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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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식 스포츠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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