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한국 축구의 전설 이동국(41)이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K리그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원조 꽃미남 스타’의 퇴장이라는 점에서 한국 축구의 한 시대가 저물었다.
이동국은 2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상을 올려 “아쉬움과 고마움이 함께 했던 올 시즌을 끝으로 저는 제 인생의 모든 것을 쏟았던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했다”며 “은퇴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오랜 생각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은퇴 소식을 직접 전했다.
23년간 프로축구선수로서의 활약을 마치고 제2의 인생을 선언한 이동국은 오는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은퇴 기자회견을 갖고 K리그 최종전인 11월 1일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를 갖게 될 예정이다.
↑ 1998 프랑스월드컵 네덜란드전에서 이동국(사진 오른쪽). 대표팀 막내였던 이동국이 홍명보 고종수 최용수 김병지 등과 함께 경기 후 피치를 나오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
특히 프로축구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데뷔를 치렀다. 1998년 이동국은 3번째 경기인 전북 현대전에서 프로 데뷔골을 터트리며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이어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동국은 2경기 연속골에 이어 다음 라운드에서 또다시 득점하며 3경기 연속골로 ‘스타 탄생’을 알렸다. 그해 이동국은 24경기 11골 2도움을 기록하여 ‘신인상’을 차지했다.
또 1998 프랑스월드컵에 깜짝 발탁돼 눈길을 끌었다. 한국 축구 대형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을 재목으로 꼽혔다.
비록 프랑스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는 1무 2패로 조별예선에서 탈락했지만, K리그는 르네상스를 맞이했다. 말끔한 마스크의 이동국이 K리그 르네상스를 이끈 장본인 중 하나였다. 4년 선배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해 부산 대우 로얄즈(현 부산 아이파크)에서 데뷔한 안정환(현 MBC 해설위원), 1996년 수원 삼성에서 데뷔한 ‘앙팡 테리블’ 고종수(전 대전 시티즌 감독) 등을 묶어 K리그 트로이카라고 불렀다. 여기에 이동국과 동갑내기인 김은중(현 U-23 대표팀 코치)까지 K리그 흥행을 주도한 ‘4대 천왕’이라 하는 이들도 있었다.
1998년 K리그는 10개 구단이었지만 총 217만 관중을 동원하며 K리그 최초의 200만 관중 돌파를 이룬 해였다. IMF 사태와 프랑스월드컵 부진 등의 여파가 있었음에도 전국의 축구장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 1998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기뻐하는 이동국(오른쪽).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K리그 통산 547경기에 출전해 228골 77도움(전북 소속 360경기 출전, 164골 48도움)으로 K리그 역대 최다골을 기록했다. 또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최고 대회인 챔피언스리그서 통산 3
태극마크를 달고는 연령별 대표팀에서 활약했고, 1998 프랑스월드컵과 2010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했다. A매치 105회(역대 10위) 출전해 33골(역대 공동 4위)을 기록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