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배트를 내려놓은 김태균(38·한화이글스)은 KBO리그 최고의 우타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프로야구사에 수많은 발자취를 남긴 ‘스타’다.
김태균의 21번째 시즌은 없다. 1년 계약(계약금 5억 원·연봉 5억 원)이 끝나는 해, 그는 팀과 후배를 위해 은퇴를 결심했다.
“좋았던 김태균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으나 팔꿈치 통증을 참고 뛰었던 마지막 시즌이었다. 67경기 타율 0.219 2홈런 29타점 14득점 장타율 0.297 출루율 0.316으로 성적도 초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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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종 기록을 세운 김태균은 KBO리그 최고의 우타자로 평가받는다. 사진=MK스포츠 DB |
다시 1군에 올라가 명예를 회복하고 싶었으나 시즌 내 복귀는 이뤄지지 않았다. 재활군에 있을 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자가격리 대상자가 된 것도 불운이었다.
김태균은 독수리 군단을 상징하는 ‘얼굴’이었다. 그는 “구단과 팬 여러분 모두 많은 사랑을 주셨는데 그것을 다 보답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라고 말했다.
‘대장 독수리’는 올해 시즌을 앞두고 ‘도전’이라는 표현을 여러 번 썼다. 마지막 도전을 ‘성공’이라고 평가하기 힘들다. 하지만 그의 야구 인생에선 훨씬 더 많은 성공을 이뤘다.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김태균은 기록 제조기였다. 2001년 한화에 입단해 2014경기를 뛰면서 타율 0.320 2209안타 311홈런 1358타점 1024득점을 기록했다.
통산 타율 부문 5위에 이르며 우타자 최초로 300홈런 2000안타를 달성했다. 우타자 최다 안타·타점·볼넷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타율 및 출루율도 우타자 기준 최고 성적이다.
상대의 집중 견제에도 꾸준하게 활약했다. 2008년부터 2019년까지 10시즌 연속 3할 타율(2010~2011년 해외 진출 제외)을 기록했으며 4할 출루율을 기록하지 못한 건 네 번(2002·2018·2019·2020년)뿐이었다.
세월 앞에서 장타율이 떨어지긴 했으나 2003년부터 2018년까지 두 자릿수 홈런을 터뜨렸다. 2002년과 2008년에는 30홈런도 돌파했다.
수많은 트로피도 손에 쥐었다. 2001년 신인상을 받은 그는 골든글러브를 세 차례(2005·2008·2016년) 수상했다. 타율(2012년), 홈런(2008년), 장타율(2008년), 출루율(2012·2013·2014·2016년) 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태극마크를 달았을 때도 김태균은 빛났다. 2000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으로 ‘황금 세대’의 도래를 알렸던 김태균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네 차례(2006·2009·2013·2017년) 참가했다. 특히 2009년 대회에선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며 봉중근 이범호 김현수와 함께 베스트팀에 선정됐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해 금메달을 수확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