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116회 월드시리즈가 2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에 있는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다. 아메리칸리그 우승팀 탬파베이 레이스와 내셔널리그 우승팀 LA다저스의 대결이다.
두 팀 모두 한이 많다. 탬파베이는 2008년 이후 두 번째 월드시리즈 도전이며,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한다. 다저스는 지난 4년 사이 세 번째 우승 도전이다. 1988년 이후 우승이 없다.
두 팀은 앤드류 프리드먼이 현재의 선수단을 만들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만큼 두터운 선수층을 갖고 있고, 구멍이 쉽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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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월드시리즈는 탬파베이와 다저스의 대결로 확정됐다. 사진=ⓒAFPBBNews = News1 |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는 2020년 월드시리즈, 양 팀의 전력을 비교해봤다.
▲ 경험: 다저스 우세
경험은 다저스가 앞선다. 다저스는 이번이 구단 역사상 21번째 월드시리즈 도전이며, 4년간 세 번째 월드시리즈 도전이다. 이는 내셔널리그에서 5년간 네 차례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이후 가장 많은 기록이다. 선수들도 경험으로 무장했다. 챔피언십시리즈에 나선 28명의 선수들을 기준으로 이중 총 17명이 월드시리즈 경험이 있다. 반대로 탬파베이는 월드시리즈 경험자가 찰리 모튼 단 한 명이다.
다저스는 또 다른 면에서 탬파베이에 경험상 우위에 있다. 이들은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계속해서 경기를 한다. 챔피언십시리즈부터는 관중들도 들어왔다. 탬파베이 선수단보다는 익숙한 환경에서 경기를 치른다. 그동안 텅 빈 경기장과 '가짜 함성'을 들으며 경기했던 탬파베이 선수단에게 만 명이 넘는 관중들의 함성은 또 다른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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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저스 선수들은 대부분이 월드시리즈 경험을 갖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이 패한 경험을 갖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여기에 탬파베이는 선수단 대부분이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경험한데 이어 올해도 토론토 블루제이스, 뉴욕 양키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등 쉽지 않은 팀들을 차례대로 꺾었다. 특히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는 모두 끝장 승부를 치렀다. 이는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역사상 아홉 번째 기록이다. 이중 2012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1981년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피로도는 크겠지만, 그만큼 경험은 축적됐을 것이다.
▲ 선발: 탬파베이 근소 우세
탬파베이 선발진은 1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30(62 23이닝 23자책), 14피홈런 28볼넷 71탈삼진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33(51 1/3이닝 19자책) 7피홈런 23볼넷 69탈삼진을 기록했다. 성적만 보면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한 가지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탬파베이는 세 명의 핵심 멤버가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 1차전 선발 타일러 글래스노, 2차전 선발 블레이크 스넬, 그리고 3차전 선발 찰리 모튼이다. 탬파베이는 앞서 13일간 12경기를 치르는 빡빡한 일정속에서도 이들의 등판 일정을 최대한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글래스노가 디비전시리즈에서 이틀 휴식 이후 5차전에 등판하기도 했지만, 상대 타선과 딱 한 차례 대결만 가졌고 이후 정상적인 등판 간격을 유지했다.
여기에 이들 셋과는 다른 스타일의 공을 가진 라이언 야브로가 뒤를 받치고 있다. 야브로는 선발로도 나올 수 있지만, 오프너 뒤에 등판할 수도 있다. 이번 월드시리즈는 중간에 휴식일이 있기에 4인 로테이션만으로도 운영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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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탬파베이 선발진은 다저스보다 안정적이다. 사진=ⓒAFPBBNews = News1 |
▲ 불펜: 백중세
양 팀이 여기까지 올라온 것은 튼튼한 불펜이 있었기 때문이다. 두 팀 모두 이번 포스트시즌 치르면서 한 번의 블론세이브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만큼 튼튼하다. 다저스는 5승 1패 평균자책점 3.40(55 2/3이닝 21자책), 탬파베이는 1승 1패 평균자책점 3.41(60 23이닝 23자책)을 기록했다.
다저스 불펜에서 제일 핫한 선수는 훌리오 우리아스. 세 경기에서 11이닝 무실점으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마운드를 이끌고 있다. 불펜 등판한 세 경기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에서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켄리 잰슨대신 우리아스에게 9회를 맡겼다. 블레이크 트레이넨(8 2/3이닝 4실점) 브루스다 그라테롤(5 2/3이닝 3실점)은 가끔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초반 안좋았던 켄리 잰슨은 이후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지만, 연투가 단 두 차례밖에 없었다는 사실은 마음에 걸린다. 트레이넨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3연투 이후 하루를 쉰 상황이고, 더스틴 메이도 7차전에서 18구를 소화했기에 휴식이 필요해보인다. 41구를 던진 토니 곤솔린도 휴식이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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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아스는 현재 다저스 불펜에서 제일 뜨거운 선수다. 사진=ⓒAFPBBNews = News1 |
▲ 타선: 다저스 우세, 그러나...
다저스는 이번 포스트시즌 12경기 치르며 69득점 타율 0.256 OPS 0.812, 18홈런 66타점 기록중이다. 반대로 탬파베이는 14경기에서 57득점 타율 0.209 OPS 0.702, 25홈런 56타점 기록하고 있다.
단순 비교는 불가능하다. 양 팀이 거쳐온 과정을 생각해보자. 다저스는 디비전시리즈에서 선발 로테이션이 초토화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를 상대하며 세 경기에서 23점을 뽑았다.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글로브라이프필드의 지붕을 열었다. 글로브라이프필드는 애리조나 홈구장 체이스필드와 비슷한 환경이다. 지붕을 여는 순간 투수들의 지옥으로 변신한다.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서만 15점을 뽑았다. 동시에 4차전에서는 10점을 내줬다. 기복이 심했다.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에서 결승 홈런을 때린 코디 벨린저는 세리머니 도중 어깨가 탈구되는 부상을 입었다. 이전에도 같은 부상을 경험했던 그라 크게 놀라지는 않은 모습. 수비에는 지장이 없지만, 타격에는 일부 지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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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록만 놓고보면 탬파베이 타자들은 다저스보다 못했지만, 상황을 고려해야한다. 사진=ⓒAFPBBNews = News1 |
탬파베이는 중견수 케빈 키어마이어의 오른손이 문제다.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 도중 사구를 맞았고, 4~6차전 벤치에서 시작했다. 7차전에서는 통증을 안고 출전했다. 아직 상태가 완벽하지는 않을 것이다.
2020년 월드시리즈에 대한 잡다한 내용들
▲ 앞선 115번의 월드시리즈에서는 아메리칸리그가 66승 49패로 앞서고 있지만, 최근에는 내셔널리그가 더 강했다. 최근 10차례 중 6차례, 13차례 중 8차례를 우승했다.
▲ 메이저리그는 20시즌 연속 다른 팀들이 우승을 차지하게됐다. 이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길며, 미국 4대 프로스포츠중에서도 제일 긴 기록이다.
▲ 이번 월드시리즈 진출팀은 모두 챔피언십시리즈에서 7차전까지 승부를 벌였다. 챔피언십시리즈가 7전 4선승제로 정착된 1985년 이후 2003, 2004년에 이어 딱 세 번째다. 탬파베이는 포스트시즌 7차전에서 2전 전승, 다저스는 1985년 이후 7차전에서 3승 1패 기록했다. 그 1패가 바로 2017년 월드시리즈다.
▲ 이번 월드시리즈는 지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양 리그 최고 승률팀끼리 대결하는 시리즈다. 1969년 이후 13번째다.
▲ 내셔널리그 서부와 아메리칸리그 동부 팀이 대결하는 것은 지금의 디비전 시스템이 정착된 1994년 이후 다섯 번째다. 1998년 뉴욕 양키스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를 이겼고, 2001년에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양키스를 이겼다. 2007년에는 보스턴 레드삭스가 콜로라도 로키스를 제압했고, 2018년 보스턴이 다저스를 꺾었다.
▲ 양 팀 챔피언십시리즈 로스터 기준으로 총 14명의 해외 출신 선수들이 포함됐다. 도미니카공화국이 네 명으로 제일 많으며, 푸에르토리코(3명) 쿠바(2명) 멕시코(2명), 퀴라소와 한국, 일본이 각 한 명씩 포함됐다.
페이오프피치(payoff pitch)는 투수가 3볼 2스트라이크 풀카운트에서 던지는 공을 말한다. 번역하자면 ’결정구’ 정도 되겠다. 이 공은 묵직한 직구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예리한 변화구, 때로는 한가운데로 가는 실투가 될 수도 있다. 이 칼럼은 그런 글이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