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난 부족했던 선수였다” 12번째 시즌 만에 처음으로 타율 3할과 150안타를 눈앞에 둔 오지환(30·LG)은 ‘자기반성’부터 했다.
LG는 17일 KIA를 9-0으로 제압하고 2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가 6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펼쳤으며 두 번의 빅이닝(1회 5득점·7회 4득점)으로 압승을 거뒀다.
‘2번타자’ 오지환의 활약이 돋보였다. 3타수 3안타 1볼넷 1도루 2득점으로 공격 활로를 열었다. 시작하자마자 실책을 범했으나 이후 안정된 수비를 펼쳤다.
↑ 오지환은 16일 현재 타율 0.300 149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안타 3개를 추가한 오지환은 개인 시즌 최다 안타(149개) 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기록은 2018년의 148개.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오지환의 150안타도 시간문제다. LG는 7경기가 남았다.
누군가에게는 쉬울 수 있어도 누군가에게는 어려운 150안타다. 고지를 눈앞에 두기까지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오지환은 2009년 프로에 입문했다.
이에 오지환은 “난 부족했던 선수다”라고 겸손해한 뒤 “타순이 2번이어서 그런가. 출루에 목적을 뒀는데 요즘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최대한 중심 타선에 득점권 상황을 만들어주고자 집중했다. 그렇게 적극적으로 타격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졌던 오지환은 어느새 ‘3할 타자(0.300)’가 됐다. 타율 부문 22위. 이 흐름을 유지하면, 데뷔 첫 타율 3할을 기록한다.
그렇지만 오지환은 ‘개인 기록’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는 “사실 나는 숫자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팀의 승리가 먼저다. 거기에 의의를 둔다. (3할 타자보다) 타율 0.290 80타점에 중요한 상황마다 한 방을 치는 타자가 더 낫다는 게 내 견해다”라고 전했다.
2위 싸움은 치열하다. 2위 LG는 3위 키움과 승차는 0.5경기에 불과하다. 4위 두산과 5위 kt도 1.5경기 차로 추격하고 있다. 그렇지만 오지환은 자신감이 넘친다. 그의 ‘촉’도 2위는 LG다.
오지환은 “우리만 계속 이기면 크게 상관없을 것 같다. 다 잡으면 더 편하게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LG는 향후 2~5위를 경쟁하는 팀과 일정이 거의 없다. 20일 kt와 수원 원정경기뿐이다.
‘유광점퍼’를 입은 LG 팬의 응원을 받았던 오지환은 벌써 시즌이 거의 끝나간다는 걸 느꼈다. 스퍼트를 내야 한다. 그는 “곧 가을야구를 준비해야 하는 만큼 순위를 더 높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16일 KIA-LG전에는 5490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특별한 손님’도 있다. 광주MBC 아나운서 출신 김영은 씨와 결혼해 지
아들의 ‘첫 야구장 직관’은 아빠가 꼭 이기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다. 오지환은 “아기가 태어나고 처음으로 야구장에 방문했다. 그래서 반드시 이기고 싶었다. 승리해서 다행이다. 다만 실책 장면은 안 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웃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