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다시 만나 반가워요.’ 64일 만에 서울 잠실야구장 안에서 재회한 쌍둥이 군단과 LG 팬이었다. 그 시너지 효과는 대단했다.
나흘 만에 2위 자리를 되찾은 LG가 ‘1차 방어’에 성공했다. 16일 열린 KBO리그 잠실 KIA전에서 투·타의 조화로 9-0 대승을 거뒀다. 시즌 76승째(3무 58패). 타선이 두 번(1회 5득점·7회 4득점)의 빅이닝을 만든 데다 선발투수 켈리가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15일 승리로 롯데와 사직 3연전 싹쓸이 패배를 막으면서 2위로 도약한 LG였다. 다만 위태로웠다. 3위 두산, 4위 kt, 5위 키움에 0.5경기 차로 쫓겼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수직으로 하락할 수 있는 가운데 KIA를 완파했다.
↑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에 따라 프로야구는 13일부터 관중 입장이 허용됐다. 16일 잠실 KIA전은 LG의 64일 만에 유관중 홈경기였다. 관중석에는 유광 점퍼를 입은 LG 팬이 많았다. 사진(서울 잠실)=김재현 기자 |
“2위로 정규시즌을 마치고 싶다”던 류중일 감독의 야망이었다. 조금씩 현실로 다가가는 걸까. 일단 SK에 덜미가 잡힌 kt은 LG와 격차가 벌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조정에 따른 관중 입장 재개 후 치른 LG의 첫 번째 홈경기였다. 8월 13일 잠실 KIA전(3558명) 이후 64일 만에 유관중 홈경기에 총 5490명이 입장했다. 티켓 판매율은 94.3%였다.
두 달 전과 다른 건 LG 팬의 복장이다. 쌍둥이 군단은 유광 점퍼를 입은 LG 팬의 열띤 응원을 등에 업고 ‘막강한 힘’을 과시했다.
승부의 추는 일찍 기울었다. LG는 1회 가뇽을 두들기며 5점을 뽑았다. 홍창기 오지환 이형종의 3타자 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를 만든 뒤 김현수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0의 균형을 깼다.
달아오른 쌍둥이 군단의 방망이였다. 채은성의 희생타, 김민성의 적시타, 가뇽의 폭투, 양석환의 적시타로 점수를 차곡차곡 쌓았다. 가뇽은 제구 난조로 어려움을 겪었다.
↑ 오지환은 16일 열린 KBO리그 잠실 KIA전에서 3타수 3안타를 치며 시즌 타율을 0.300으로 끌어올렸다. 데뷔 후 개인 최다 안타(149개) 기록도 세웠다. 사진(서울 잠실)=김재현 기자 |
LG는 창만 예리한 건 아니다. 방패도 견고했다. 켈리는 6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KIA전 통산 6경기 6승 평균자책점 1.42로 ‘특급’ 성적표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