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에서 통산 20회 우승을 달성해, 이 부문 최다 우승 타이기록을 세운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에게 라이벌인 로저 페더러(4위·스위스)와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도 아낌없는 축하를 보냈습니다.
나달은 현지시간으로 어제(11일) 프랑스 파리에서 끝난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3천800만 유로) 남자 단식 결승에서 조코비치를 3-0(6-0 6-2 7-5)으로 물리쳤습니다.
이 대회 4년 연속 왕좌를 지킨 나달은 프랑스오픈에서만 13차례나 정상에 오르며 메이저 단식 우승 횟수 20회를 채웠습니다.
이는 페더러가 보유한 기록과 동률이고 3위 조코비치의 17회와 간격은 3회로 벌어졌습니다.
이들 '빅3' 다음으로는 은퇴한 피트 샘프러스(미국)의 14회가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이고, 현역 선수 중에서는 앤디 머리(영국)와 스탄 바브링카(스위스)의 세 번이 '빅3'를 제외한 최다 우승 기록입니다.
나달은 이날 우승을 확정한 뒤 "물론 메이저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은퇴하면 좋을 것"이라면서도 "그런데 한편으로는 페더러나 조코비치도 우승할 테니 내 방식대로만 하자는 생각도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웃이 나보다 더 큰 집을 사거나, 더 좋은 배, 더 좋은 휴대전화를 갖고 있다고 해서 늘 불행해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마지막 매치 포인트를 서브 에이스로 장식하고 환호한 나달은 "물론 기록이나 스포츠 역사의 측면도 있겠지만 페더러의 기록과 동률이 됐다고 해서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며 "프랑스오픈에서 또 우승했다는 자체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결승전 승리로 프랑스오픈 통산 전적 100승(2패)을 채운 그는 "롤랑가로스는 나의 선수 시절 경력의 중요한 때를 보낸 곳"이라며 "내가 이 코트, 도시와 만든 러브 스토리는 그야말로 믿기 어려운 일"이라고 기뻐했습니다.
이번 대회 7경기를 무실 세트로 완벽하게 끝낸 나달에게 페더러도 축하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무릎 부상으로 올해 US오픈과 프랑스오픈에 모두 불참한 페더러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나달은 오랜 기간 나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었다"며 "우리는 서로의 존재로 인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그는 "우리 모두에게 20번째 우승은 앞으로 나가는 하나의 과정이 되기를 바란다"며 "정말 축하하고, 당신은 메이저 20승의 자격이 충분하다"고 격려했습니다.
페더러는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에서 총 11번 패했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6번을 나달에게 당했습니다.
1981년생 페더러가 1986년생 나달보다 5살이 더 많고, 40대 나이 진입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나달이 페더러를 추월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17회 우승 기록을 보유한 조코비치는 1987년생입니다.
이날 나달에게 완패를 당한 조코비치도 시상식에서 나달에게 아낌없는 축하를 보냈습니다.
그는 "나달이 이룬 업적에 경의를 표한다"며 "오늘 그는 엄청났고 특히 1, 2세트는 거의 완벽했다"고 패배를 시인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늘 나달은 왜 자신이 클레이 코트의 황제인지 보여줬다"고 프랑스오픈에서 보여준 나달의 엄청난 경기력을 칭찬했습니다.
나달은 이날 승리로 클레이코트에서 열린 5세트 경기에서 먼저 1세트를 따냈을 때 전적이 111전 전승이 됐습니다.
2019년 1월 호주오픈 결승에서는 조코비치에게 0-3(3-6 2-6 3-6)으로 완패를 당했던 나달은 이날 그
나달은 "지금 세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어려운 시기"라며 "모두 다 함께 긍정적으로 지내며 바이러스와 싸워나가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도 우승 소감과 함께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