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독수리표 고춧가루가 맵다. 이번엔 호랑이가 당했다. 앞으로 한화를 만날 팀은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할 것 같다.
꼴찌가 달라졌다. 사상 초유의 100패만은 막겠다는 ‘자존심’ 때문일까. 9월 중순 이후 한화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화는 8일 광주 KIA전에서 안타 16개를 몰아치며 13-6 대승을 거뒀다. 선발투수 김민우가 1회에 4점을 허용했으나 이를 뒤집었다. 곧바로 2·3회에 점수를 뽑아 균형을 맞추더니 5회를 빅이닝(6득점)으로 만들었다.
![]() |
↑ 한화는 9월 15일부터 치른 22경기에서 12승 10패를 기록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시즌 41승째(2무 85패). 앞으로 2승만 추가하면 100패 확률은 0%가 된다. 번번이 놓쳤던 꼴찌 탈출의 기회도 다시 찾아왔다. 9위 SK(43승 1무 85패)와 승차는 1경기다.
동네북 신세였던 한화는 고춧가루 부대가 됐다. 9월 15일부터 치른 22경기에서 12승 10패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에 NC(17승 1무 5패), kt(14승 8패) 다음으로 우수한 성적표다.
늘 잘한 건 아니다. NC의 11연승 제물(9월 26~27일)이 됐고 사직 원정 징크스(10월 2~4일)에 시달린 적도 있다. 하지만 무너지지 않고 다시 일어서서 달렸다. 3연전 재개 후에는 5할 승률(5승 5패)을 기록하고 있다.
갈 길 바쁜 팀들이 한화에 발목이 잡혔다. 최대 피해자는 두산과 KIA다. 한화는 두산에 4승 1패, KIA에 4승 2패를 거뒀다. 천적 관계도 깼다. 9월 6일까지만 해도 KIA와 상대 전적은 1승 8패로 일방적인 열세였다.
KIA는 두산과 잠실 3연전 싹쓸이 패배 뒤 한화를 상대로 반등을 노렸으나 더 밑으로 추락했다. 5위 두산과 승차가 3.5경기로 벌어지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역전승. 2020년 한화에 어울리지 않은 단어지만, 최근 들어 부쩍 많아졌다. 최근 12승 중 4승이 뒤집기였다.
정우람은 10월(평균자책점 23.14) 들어 흔들리고 있으나 한화의 뒷문은 단단한 편이다. 10패 중 역전패는 두 번뿐이다
한화는 16경기가 남았다. 두산, 삼성과 4경기, 키움과 3경기, kt와 2경기, KIA, NC, LG와 1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는 팀과 대결이 많다. 가을야구의 캐스팅보트를 쥔 독수리 군단이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