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참 힘겹게 이겼다. 귀중한 1승을 올렸으나 LG는 괜찮은 걸까.
LG는 7일 가진 KBO리그 잠실 삼성전에서 8회말에 터진 김민성의 2타점 2루타에 힘입어 3-1로 이겼다. 수요일 연승 행진을 11경기로 이어갔다. 시즌 69승째(3무 56패)로 KIA, 롯데의 추격을 일단 뿌리쳤다.
그러나 쉽게 이길 경기였다. 선발투수가 호투했다. 초반에 빅이닝 기회도 있었다. 하지만 김민성의 한 방이 터지기 전까지 살얼음판을 걷는 승부였다.
↑ LG 임찬규는 7일 열린 KBO리그 잠실 삼성전에서 7이닝을 1실점(비자책)으로 막았으나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6일 역전패의 충격이 컸던 걸까. LG의 흐름은 매우 답답했다. 연장 3이닝 동안 안타 1개와 볼넷 1개밖에 생산하지 못했던 타선은 가을의 찬바람을 맞으며 벌벌 떨었다.
삼성 선발투수 허윤동이 1회말에 제구 난조로 볼넷 5개를 헌납했으나 LG는 1득점에 그쳤다. 결정타가 터져야 하나 누구도 치지 못했다.
실타래가 꼬였다. 4회말 1사 2루와 7회말 2사 2루 기회마저도 살리지 못했다. 하루 전날 2500안타를 쳤던 ‘대타’ 박용택도 해결사가 아니었다.
올해 ‘쌍둥이 킬러’가 된 삼성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으나 가시밭길을 자초한 건 LG였다. 4회초에 야수의 연이은 수비 실책으로 허무하게 1점 차 리드를 잃었다.
김동엽의 2루타 타구를 잡으려던 우익수 채은성이 공을 떨어뜨렸다. 그 사이에 김동엽은 3루까지 달렸다.
뒤이어 임찬규가 이원석을 3구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으나 체인지업을 포수 유강남이 놓쳤다. 스트라이크 낫아웃 폭투. 홈으로 쇄도하는 김동엽을 아웃시키려던 유강남의 송구는 임찬규의 글러브가 아닌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갔다. 허무한 동점이었다.
이에 임찬규는 5경기째 무승을 기록했다. 7이닝을 비자책으로 막은 건 6월 28일 문학 SK전에 이어 시즌 두 번째. 하지만 승리투수 요건도 갖추지 못했다. LG 타선은 1회말에만 볼넷 5개를 얻고도 단 1점밖에 지원하지 못했다.
매 경기가 결승이다.
결과도 중요하나 내용도 중요한 LG다. 연승을 해야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 좋은 흐름을 타려면 당연히 ‘좋은 내용’도 필요하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