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한화가 제라드 호잉에 이어 채드 벨을 방출했다. 두 번의 웨이버 공시, 외국인 선수 농사가 ‘실패’했다는 의미다. 그렇지만 1명은 남아있다. 워윅 서폴드는 2021년에도 독수리 군단에 남아있을까.
한화는 6일 벨의 웨이버 공시를 발표했다. 벨의 어깨와 팔꿈치 상태가 안 좋아 시즌 내 복귀가 어렵다고 판단해 집으로 돌려보냈다. 시기가 앞당겨졌을 뿐, 예상된 결말이었다.
벨은 16경기에 나가 2승 8패 평균자책점 5.96으로 부진했다. 잦은 부상으로 77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지난해(177⅓이닝)보다 100이닝이나 덜 던졌다. 최원호 감독대행도 벨의 미미했던 시즌 준비를 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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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익 서폴드는 제라드 호잉, 채드 벨과 다른 운명일까. 사진=MK스포츠 DB |
4개월 전에는 호잉이 정들었던 대전을 떠났다. 반등 없이 부진이 길어지자 3년의 인연을 정리했다. 호잉의 올해 성적표는 34경기 타율 0.194 4홈런 14타점 12득점 5도루 OPS 0.577였다. 방출 당시 KBO리그에서 ‘가장 못 치는 타자’였다.
호잉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브랜든 반즈도 한화와 인연은 짧아 보인다. 최근 타격감이 살아났다고 하나 55경기 타율 0.236 6홈런 29타점 24득점 OPS 0.691로 실망스럽다.
서폴드는 어떨까. 벨의 웨이버 공시가 발표된 날, 그는 광주 KIA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6이닝 동안 안타 8개를 맞았으나 1실점으로 막았다. 역투만큼 빛난 투혼이었다. 온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로 불을 꺼트리기도 했다.
호잉이 떠난 후 등판한 첫 경기(6월 26일 대전 kt전)에서도 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로 시즌 5승째이자 3연승을 거뒀다.
서폴드는 올해 한화에서 ‘밥값’을 하는 유일한 외국인 선수였다. 25경기 8승 13패 평균자책점 4.95 147⅓이닝 87탈삼진으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재계약에 성공했던 지난해(31경기 12승 11패 평균자책점 3.51 192⅓이닝 135탈삼진)보다 성적이 나은 건 아니다. 6실점 이상이 7경기나 됐다. 다른 팀의 외국인 투수와 비교하면 재계약 여부를 놓고 고민할 수밖에 없다.
다만 최하위 팀의 에이스라는 ‘비애’도 있다. 지원은 너무 열악했다. 마운드 위에서 그는 외로웠다.
시즌 막바지에 호투를 펼치는 것도 지난해와 비슷하다. 최근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47(18⅓이닝 5실점 3자책)을 기록했다. 갈 길 바쁜 롯데, 두산, KIA가 차례로 서폴드에 발목이 잡혔다. 가을야구 경쟁을 펼치는 팀은 서폴드가 ‘저승사자’ 같을 터다.
서폴드는 8승 투수다. 두 자릿수 승리까지 2승이 남았다. 한화는 19경기가 남았다. 최근 페이스를 고려하면, 서폴드의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 가능성은 충분하다. 2011년 류현진을 끝으로 한화 투수가 2년 연속 10승을 거둔 적이 없다.
한화가 시즌 도중 외국인 선수 2명을 방출한 건 올해가 다섯 번째다. 2016년(에스밀 로저스·알레산드로 마에스트리) 이후 4년 만이다.
네 번 모두 누군가는 떠나도 누군가는 남았다는 점이 흥미롭다. 데니 바티스타는 2011년과 2012년에 재계약을 맺었으며 로저스와 윌린 로사리오도 각각 2015년과 2016년에 시즌 종료 후 독수리 군단과 동행을 선택했다.
이 공식이 유효하다면, 올해 한화 외국인 선수 중 1명을 내년에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반즈보다 서폴드가 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물론, 구단이 체질 개선을 위해 외국
■역대 한화의 시즌 중 외국인 선수 2명 방출
2011년 : 데폴라, 페레즈 (바티스타 재계약)
2012년 : 배스, 헨 (바티스타 재계약)
2015년 : 유먼, 모건 (로저스 재계약)
2016년 : 로저스, 마에스트리 (로사리오 재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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