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vs 학범슨…형님 vs 아우'
24년 만에 펼쳐지는 축구 국가대표팀과 올림픽 축구 대표팀의 '이벤트 매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기장을 찾을 수 없는 팬들의 '축구 허기'를 달래줍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과 김학범 감독이 지휘하는 올림픽 대표팀은 모레(9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스페셜 매치 1차전을 펼칩니다. 2차전은 12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립니다.
이번 두 차례 스페셜 매치는 코로나19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일정이 내년으로 미뤄진 벤투호와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도쿄올림픽이 내년으로 연기된 김학범호의 '선수들 기량 점검' 차원에서 성사됐습니다.
A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의 맞대결은 1996년 4월 21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박종환 감독의 A대표팀과 아나톨리 비쇼베츠 감독의 올림픽 대표팀 맞대결 이후 24년 만입니다.
당시 김도훈(현 울산 현대 감독), 황선홍(전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이 득점포를 가동한 A대표팀이 이경수(현 수원 삼성 수석코치)가 득점한 올림픽 대표팀을 2-1로 이겼습니다.
A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의 맞대결 역사는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85년 1월 1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치러진 '월드컵 대표팀'과 '88 올림픽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이경남과 김주성의 득점을 앞세운 올림픽 대표팀이 최순호가 골 맛을 본 월드컵 대표팀을 2-1로 물리쳤습니다.
두 팀은 그해 6월 대통령배 국제축구대회 결승전에서 재회했고, 변병주의 결승골로 월드컵 대표팀이 1-0으로 이겼습니다.
하지만 1985년 당시에는 올림픽 연령 제한이 없을 때라 올림픽 대표팀은 1988년 서울 올림픽에 대비해 20대 초반 선수들로 구성돼 A대표팀과 대결했습니다.
또 1986년 8월 21일에는 서울아시안게임을 앞둔 올림픽 대표팀이 동대문운동장에서 한국 88팀(국가대표 2진)과 평가전을 치러 박경훈과 최순호가 골맛을 본 올림픽 대표팀이 2-1 승리를 따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올림픽 대표팀에는 이태호, 변병주, 허정무, 조광래, 박창선, 조영증, 조병득 등이 뛰고 있어 무늬만 '올림픽 대표팀'이었습니다. 88팀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 대비한 국가대표 2진 개념이었습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부터 올림픽 대표팀의 연령 제한(U-23)이 시작된 만큼 정확한 의미의 '형님 vs 아우' 개념의 A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 맞대결은 1996년이 사실상 처음입니다.
24년 만에 성사된 '형님-아우 자존심 싸움'을 앞두고 벤투 감독과 김학범 감독은 코로나19 때문에 해외파 선수들의 입국이 곤란해지자 '국내파 K리거'로만 23명씩 발탁해 팀을 꾸렸습니다.
국내파로만 구성하다 보니 벤투 감독과 김학범 감독은 선수 선발 과정에서 대한축구협회가 중재에 나설 정도로 치열한 기(氣) 싸움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벤투 감독은 올해 2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경험한 김학범호 제자인 이동준(부산)과 원두재(울산)를 발탁해 시험대에 올렸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K리그 영플레이어상에 빛나는 공격수 김지현(강원)에게도 기회를 줬습니다.
다만 '베테랑' 이청용(울산)이 무릎 부상으로 중도에 빠지게 돼 이현식(강원)이 태극마크 막차를 타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김 감독이 지휘하는 올림픽팀은 올해 AFC U-23 챔피언십 우승 멤버가 주축입니다. 여기에 올해 K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발끝을 자랑하는 송민규(포항)를 공격진에 포함했습니다. 지난해 U-20 월드컵 준우승을 경험한 골키퍼 이광연(강원)도 승격했습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두 차례 스페셜 매치에서 승리하는 팀의 이름으로 1억 원의 코로나19 성금을 기탁할 예정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