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타선이 전체적으로 살아나며 이길 수 있었다.” 2일 잠실 KIA전 14-3 대승 후 김태형 두산 감독의 총평이었다.
두산은 안타 17개와 볼넷 7개를 묶어 14득점을 올렸다. 특히 6회 이후에 12점을 뽑으며 뒷심을 과시했다. 8월 12일 대구 삼성전(15-8 승) 이후 한 경기 최다 득점이었다.
무려 7득점을 한 6회말에 두산의 화력은 무시무시했다. KIA 투수 양현종 장현식 김기훈이 차례로 고개를 숙였다.
↑ 두산 4번타자 김재환은 2일 열린 KBO리그 잠실 KIA전에서 4타수 1안타 1볼넷 2삼진 1병살타를 기록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그렇지만 두산 4번타자는 좀 더 ‘확실하게’ 깨어나야 할 법하다.
김재환은 10-3의 8회초 선두타자로 나가 안타를 치며 두 번째 빅이닝(4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9월 29일 대전 한화전에서 6회초 2루타를 때린 뒤 첫 안타였다. 승부의 추가 두산으로 기울어진 시점이었다.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김재환은 허리 상태가 안 좋아 1일 대전 한화전에서 한 타석 만에 교체됐다. 하지만 4번타자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건 분명하다.
김재환은 이날 볼넷 1개(6회말)와 안타 1개(8회말)를 얻었으나 주자가 없는 상황이었다. 주자가 있던 상황에선 침묵했다.
1회말 1사 1, 2루에서 삼진, 3회말 2사 1루에서 삼진, 5회말 1사 1루에서 병살타. 4번타자의 부진은 두산이 초반에 고전했던 이유 중 하나였다.
팀 내 가장 많은 홈런(24)과 타점(96)을 기록하고 있으나 요즘 ‘공포감’을 주는 4번타자는 아니다. 김재환은 27일 키움과 더블헤더부터 최근 6경기 타율이 0.143에 그치고 있다. 무안타 경기가 네 차례나 됐다.
3번 최주환과 5번 페르난데스가 김재환의 앞과 뒤에서 장타를 치며 두산의 역전승을 견인한 경기였다. 이 때문에 김재환의 부진은 더욱 눈에 띄었다.
KIA 4번타자 최형우도 두 번이나 삼진을 기록했으나 5회초 2사 1, 2루에서 역전 2루타를 치기도 했다. 4번타자 싸움으로 범위를 좁히면, 김재환의 존재감이 약했다.
두산은 공동 5위가 됐으나 여전히 위태로운 위치에 있다. 4위 LG와 7위 롯데의
김태형 감독은 반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할 수 있다는 두산 선수들도 좋은 흐름만 타면 된다고 입을 모았다. 그 필수조건 중 하나가 4번타자의 활약이라는 걸 모르는 이는 없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