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손혁 키움 감독의 믿음에 부응한 에디슨 러셀의 ‘멀티히트’였다. 하지만 키움의 4연패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키움에 필요한 건 러셀의 한 방만이 아니었다.
6월 19승 6패·8월 17승 9패로 짝수 달에 강한 손혁호였으나 10월은 시작부터 삐끗했다. 키움은 1일 가진 KBO리그 고척 KIA전에서 1-3으로 졌다. 키움의 잔루는 KIA와 같은 8개였다.
데뷔 첫 선발 등판한 김현수(5이닝 7탈삼진 무실점)를 공략하지 못했다. 2년차 김현수는 키움 킬러로 떠올랐다. 9월 23일 광주 경기(5이닝 1실점)에 키움전 2경기 연속 호투를 펼쳤다. 키움전 통산 평균자책점은 0.75(12이닝 2실점 1자책)에 불과하다.
↑ 에디슨 러셀은 8일 만에 멀티히트를 기록했으나 키움 타선이 침묵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
4연패 수렁이다. kt에 2위를 뺏긴 키움은 3위 자리마저 위태로워졌다. 9월 26일 잠실 두산전부터 최근 7경기에서 1승(6패)에 그쳤다.
전체적으로 답답한 경기력이었다. 9월의 마지막 날에 안타 5개밖에 치지 못한 키움 타선은 벌써 겨울이 찾아온 것 같았다. 13이닝 연속 무득점. 이마저도 6회말에 러셀의 적시타가 터지면서 끊을 수 있었다.
최근 타석에 서면 위협감을 전혀 주지 못하던 러셀이 분발했다. 첫 타석부터 팀의 첫 안타를 때리며 찬스(2회말 2사 1, 2루)를 만들었으며, 6회초에는 2사 1, 3루에서 3루 옆으로 빠지는 2루타를 쳤다.
러셀의 멀티히트는 시즌 15번째로 9월 23일 광주 KIA전 이후 처음이다. 그 사이 7경기 동안 안타를 3개(타율 0.115)만 친 러셀이었다.
손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러셀이 잘하려고 노력하는데 결과가 잘 안 따라준다. 그래도 믿고 내보낼 생각이다. 잘 맞은 타구가 아웃이 되는데 분명 좋아질 계기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 맹목적인 신뢰에 응답한 러셀이었다.
하지만 키움 타선이 침묵했다. 러셀과 변상권의 연속 안타로 만든 2회말 2사 1, 2루에서 박동원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데다 3회말 1사 1, 2루에선 서건창(중견수 뜬공)과 이정후(2루수 땅볼)가 고개를 숙였다.
러셀의 적시타로 1-2로 추격한 6회말에도 폭발하지 않았다. 계속된 2사 2, 3루에서 변상권은 홍상삼의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 아웃.
고비를 넘긴 KIA는 7회초에 1점을 추가했다. 박찬호의 볼넷과 도루, 최원준의 희생번트와 김선빈의 희생타. 교과서적인 플레이로 어렵지 않게 득점했다. 키움과는 대조적이었다.
추격하던 키움의 힘을 빼게 했다. 키움은 8회말에 서건창의 안타와 대타 허정협의 볼넷으로
71승 1무 55패를 기록한 키움은 11연승을 달린 선두 NC와 승차가 8경기로 커졌다. 오는 2일부터 4일까지 3연패의 SK와 문학 3연전을 갖는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