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성장통’인 걸까. 기록만 비교하면, 사자 군단의 ‘차세대 에이스’ 원태인(20·삼성)은 1년 전과 달라진 게 별로 없다.
원태인은 27일 대구 SK전에서 2⅓이닝 만에 강판했다. 15명의 타자를 상대해 안타 7개, 홈런 2개, 볼넷 2개를 허용하며 6실점을 했다. 7월 29일 대구 한화전(2이닝 7실점 4자책) 이후 최소 이닝이다.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다. 속구나 변화구나 밋밋했다. SK 타자들은 어렵지 않게 공략했다. 안타 7개 중 6개가 장타(2루타 4개·홈런 2개)였다. 쳤다 하면 멀리 날아갔다는 뜻이다. 내야 땅볼은 딱 1개였다.
↑ 원태인은 27일 대구 SK전에서 2⅓이닝 6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의 평균자책점은 5.07로 상승했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
원태인의 평균자책점은 5.07로 치솟았다. 5점대를 기록한 건 시즌 세 번째 경기였던 5월 15일 수원 kt전(5.73) 이후 4개월 만이었다.
시즌 8패째. 그는 신인이었던 작년과 같은 패배를 기록했다. 삼성은 26경기가 남아있다. 이 흐름이면 ‘10패 투수’가 될 수 있다.
22일 창원 NC전에서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기도 했지만, 원태인의 9월 평균자책점은 9.61에 이른다. 다른 경기에선 난타를 당했다. 시즌 월간 평균자책점 중 가장 높다. 후반기 들어 급격히 부진한 건 작년과 비슷하다. 원태인의 2019년 8월 평균자책점은 14.88이었다.
2020년 원태인은 2019년 원태인과 엇비슷한 투구를 했다. 110이닝을 소화했으며 21번 선발 등판했다. 1년 전 원태인은 26경기(선발 26번)에 나가 112이닝을 책임졌다.
2승을 더 거뒀지만, 피안타(119→130), 피홈런(12→16), 볼넷(39→41), 사구(5→5), 탈삼진(68→61), 실점(65→68)은 크게 향상되지 않았다.
7월 초(5승 2패 평균자책점 3.12)까지만 해도 차세대 에이스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2주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게 ‘독’이 됐다.
7월 22일에 돌아온 그는 10경기 1승 6패 평균자책점 8.04로 ‘평범한 투수’가 됐다. 퀄리티스타트는 두 번이었다. 5실점 이상이 여섯 번이나 될 정도로 안정감이 없었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경기 운영 능력이 좋아졌다”고
허 감독의 쓴소리도 즉각적으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2년차 징크스인 걸까. 원태인의 두 번째 시즌이 그렇게 끝나가고 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