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키움 외국인 타자 에디슨 러셀(26)은 ‘허수아비’ 같다. 타석에 서면, 기대감과 위협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9월 넷째 주말에 치른 두산과 3경기에서 러셀은 단 1개의 안타도 치지 못했다. 타석에 설 기회가 적었던 건 아니다. 10번이나 두산 투수와 대결했으나 볼넷 1개조차 얻지 못했다.
타자 러셀은 무기력했다. 키움이 27일 두산과 더블헤더 1차전에서 빅이닝을 만든 8회초에 러셀은 ‘쉬어가는 타순’이었다.
↑ 에디슨 러셀은 26일과 27일에 벌어진 키움과 두산의 잠실 3경기에서 10타수 무안타 5삼진을 기록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1사 1, 2루에서 김강률의 속구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서건창과 이정후의 연속 적시타가 터졌으나 4-2의 2점 차 리드는 불안한 상황이었다.
러셀이 3루 더그아웃으로 가자마자 변상권의 데뷔 첫 홈런이 터졌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한 방이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러셀에게 기대했던 모습이었다.
키움은 2차전에서 두 번의 기회를 놓친 김은성을 대신해 러셀을 6회초부터 투입했다. 하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침묵만 길어질 따름이다.
타구의 질이 좋거나 운이 안 따른 건 아니다. 러셀은 두산과 3경기에서 타구를 외야로 날리지도 못했다. 삼진이 5개, 내야 뜬공이 3개, 내야 땅볼이 2개였다. 흐름을 번번이 끊으면서 타선의 무게감만 떨어뜨렸다.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러셀은 키움 입단부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7월 28일 잠실 두산전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최근 화제가 되는 건 ‘부정적인 부분’이다. 잦은 실책으로 질책을 받더니 공격까지 안 터지고 있다.
러셀의 9월 타율은 0.202다. 규정 타석 66명 중 61위다. OPS는 5할(0.510)을 겨우 넘겼다. 그보다 OPS가 낮은 타자는 노수광(0.430·한화)뿐이다.
삼진 비율은 7월, 8월보다 훨씬 높아졌다. 타석에서 힘없이 등을 돌려 물러나는 러셀을 자주 본다는 것이다.
러셀의 부진은 손혁 감독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든다. 9월 5할 승률(12승 1무 12패)을 기록하고도 2위 자리가 위태로워진 키움의 현주소다.
kt는 9월에만 17승(7패)을 거두며 키움을 1.5경기 차로 추격했다. 게다가 kt는 키움보다 7경기가 더 남아 추월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키움과 세 번의 맞대결도 남아있다.
손 감독은 “순위
공격 기여도가 떨어지는 러셀의 분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손 감독은 “전 선수가 잘 칠 수는 없다. 그래도 러셀이 잘 쳐줬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