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25일 잠실 두산전을 마친 후 강한울(29·삼성)의 왼손에는 데뷔 첫 홈런 기념구가 있었다.
역대 KBO리그 최다 타석(1545) 첫 홈런의 주인공이 된 그는 “얼떨떨하다”며 “딱히 좋은 기록은 아닌 것 같다”라고 멋쩍어했다. 종전 기록은 오재원의 1040타석이었다.
진귀한 강한울의 홈런이었다. 그리고 귀중한 승리를 안긴 한 방이었다. 강한울의 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삼성은 5회에 터진 김상수의 결승타로 4-3 역전승을 거뒀다. 3연패 사슬을 끊었다. 5위 두산과는 10경기 차.
![]() |
↑ 삼성 강한울이 25일 KBO리그 잠실 두산전을 마친 후 데뷔 첫 홈런 기념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이상철 기자 |
강한울은 1-3의 4회초 1사 1루에서 유희관을 상대했다. 유희관의 1·2구는 스트라이크. 불리한 카운트에 몰린 강한울은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볼을 고르고 스트라이크는 파울로 쳤다.
그리고 유희관의 8구인 126km 슬라이더가 한복판에 몰리자 힘껏 때렸다. 타구는 외야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비거리 115m.
강한울은 “(8월 말) 전역 후 주위에서 ‘이제 홈런을 쳐야 하지 않겠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첫 홈런을 잠실구장에서 칠 줄 몰랐다. 불리한 카운트여서 최대한 1루 주자를 진루시키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발사각이 작아서 우익수 박건우에게 잡히는 줄 알았는데 넘어가더라. 진짜 놀랐다. 팀의 연패를 끊어서 (내 홈런보다) 더 기쁘다”라고 밝혔다.
최다 타석 첫 홈런 기록을 새로 썼다는 이야기에 강한울은 “딱히 좋은 기록은 아닌 것 같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야 첫 홈런을 기록했다고 홀가분한 기분은 아니다. 그동안 홈런 욕심보다 안타를 최대한 많이 치려고 했다. 스윙도 작게 했다”며 “얼떨떨하다”라고 이야기했다.
한때 KBO리그 현역 최단신(163cm) 김지찬과 강한울 중에 누가 먼저 1호 홈런을 칠지는 삼성 팬 사이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지찬은 8월 7일 대구 SK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터뜨렸다.
강한울은 “(김)지찬이가 먼저 홈런을 날려서 나도 빨리 (홈런을) 쳐야 한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타구의 질을 높이는 쪽에 집중했다. 타구 속도가 빨라지면 힘이 실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홈런까지 나왔다”라고 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