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유희관(34·두산)의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 기록에 ‘빨간불’이 켜졌다. 4경기 연속 9승 도전에 실패했다.
발목 염좌 치료를 마친 유희관은 25일 KBO리그 잠실 삼성전을 통해 복귀했으나 승수를 쌓지 못했다.
타선이 1회말에 3점을 지웠으나 5⅓이닝 7피안타 1볼넷 3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부진했다. 홈런이 0개였던 강한울에게 ‘강펀치’를 맞은 게 컸다.
↑ 두산 유희관은 25일 열린 KBO리그 잠실 삼성전에서 시즌 9승 도전에 실패했다. 사진(서울 잠실)=김영구 기자 |
2013년부터 2019년까지 해마다 두 자릿수 승리를 올렸던 유희관이다. 꾸준함의 대명사였다. 올해도 차곡차곡 승수를 쌓으며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하는가 했다.
8월에는 평균자책점 2.19의 빼어난 투구를 펼치며 2승을 추가했다. 그러나 9월 들어 무승이다.
4일 대구 삼성전부터 25일 잠실 삼성전까지 4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10일 광주 KIA전에선 승리투수 요건을 충족했으나 불펜 방화로 승리투수는 유희관이 아닌 이영하가 됐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유희관의 시즌 23번째 등판을 앞두고 “야구가 참 희한한 게 있다. 알칸타라의 11승 도전도 그렇고, (뭔가 꼬이면서) 한참 걸린다. (유)희관이한테나 팀에 매우 중요한 경기다. 개인적으로 희관이의 투구를 크게 기대한다”라고 힘을 실어줬다.
유희관은 1회초에 실점을 했다. 박해민(안타)과 구자욱(볼넷)을 내보낸 게 화근이었다. 박해민과 구자욱이 2사 1, 2루에서 이중도루를 시도했고, 포수 박세혁의 송구가 빗나갔다. 박세혁의 실책. 그 사이에 박해민이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그렇지만 두산이 1회말에 소나기 펀치로 3점을 따며 승부를 뒤집자 유희관도 힘을 냈다. 2회초와 3회초를 깔끔하게 막았다. 아웃 카운트 6개 중 3개가 탈삼진이었다.
하지만 의외의 한 방이 유희관을 그로기 상태로 만들었다. 4회초 1사 1루에서 강한울과 끈질길 승부를 벌였다.
풀카운트 끝에 던진 8번째 공, 126km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날아갔다. 이를 놓치지 않은 강한울이 힘껏 때렸고, 외야 우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이 됐다. 강한울의 프로 데뷔 홈런. 역대 데뷔 후 최다 타석(1545) 첫 홈런의 진기록이었다. 스코어는 3-3.
유희관은 5회초에 역전을 허용했다. 김헌곤의 안타와 박해민의 희생번트로 득점권 상황에 몰렸으며 김상수
오래 버티지 못했다. 6회초 1사 후 김동엽이 안타를 치자, 두산은 투수를 교체했다. 유희관의 투구수는 93개.
1회말에 폭발했던 두산 타선은 이후 침묵했다. 동점과 역전이 없었다. 유희관은 9승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강판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