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이상철 기자
이강철 kt 감독은 22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발언했다. 평소 말을 조심스럽게 했던 걸 고려하면 꽤 도발적이었다.
KIA(24~25일), LG(26~27일·이상 수원)와 2연전이 진짜 싸움이 될 것이라면서 더블헤더 2패를 한 롯데와 사직 2연전(22~23일)이 좀 더 수월해졌다고 했다. 하지만 kt는 스트레일리의 벽을 넘지 못하고 0-8로 졌다. 투·타의 완패였다. 5연승 행진도 중단됐다.
괜한 이야기로 롯데만 자극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무시나 자만이 아닌 여유였다. 롯데와 시즌 전적 열세를 고려해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일 수도 있다.
↑ 이강철 kt 감독은 자신감과 여유가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이 감독은 “늘 똑같이 준비한다. 우리 분위기도 매우 좋은 만큼 상대를 너무 신경 쓰지 않겠다. 하루하루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7위 롯데와 승차는 6.5경기에서 5.5경기로 좁혀졌고, 순위는 단독 3위에서 공동 3위로 내려갔다. kt는 5위 두산에 3경기 차로 앞서있다. 6위 KIA와도 3.5경기 차다. 32경기가 남은 만큼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
그렇지만 kt가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올라있는 건 분명하다. 또한, 원정(27승 1무 29패)보다 홈(36승 19패) 성적이 좋은 팀이다. 당연히 KIA, LG와 홈 4연전에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 아주 이상할 건 없다.
더욱이 이 감독은 여러 차례 2연전의 목표에 대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1승 1패라고 강조했다. 22일 경기를 그르치면 23일 경기를 잡으면 된다는 게 이 감독의 계산일 터다.
스트레일리가 kt전에 무척 강했던 점을 고려하면, kt는 23일 경기의 승산이 더 높다. 23일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서는 쿠에바스는 17일 수원 두산전에서 8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선택과 집중이라고 봐야 한다.
1패로 끝없이 추락할 팀이 아니라는 확신도 있다. 1년 사이 kt는 강해졌다. 하위권을 전전하던 팀은 지난해 5할 승률과 함께 6위에 올랐다. 더는 약팀이 아니다.
이 감독은 “작년에 승률 5할을 노리고 5위 경쟁을 치열하게 하면서 (전력으로) 나아진 부분이 있다.
경험은 곧 자신감이다. 막내 구단의 선수뿐 아니라 초보 감독 딱지를 뗀 이 감독에게도 해당한다. 시야가 넓어졌다. kt는 아직 여유가 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