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타일러 윌슨(31·LG)의 무실점은 시즌 두 번째였다. 5월 26일 대전 한화전 이후 114일 만이었다.
들쭉날쭉했던 그는 8월 28일 잠실 kt전부터 3경기 연속 대량 실점을 했다. 특히 11일 잠실 키움전에선 2회에만 7점을 내주더니 8실점을 기록했다. 8자책점은 LG 입단 이후 처음이었다.
그래서 더욱 반전이었다. 윌슨은 17일 잠실 롯데전에서 7이닝 동안 안타 6개를 맞았으나 1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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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일러 윌슨은 17일 열린 KBO리그 잠실 롯데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LG의 9-1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9승째를 거둔 윌슨은 평균자책점을 4.26으로 낮췄다. 사진(서울 잠실)=김영구 기자 |
거인 사냥꾼의 위용을 과시했다. 윌슨은 통산 롯데전에 열한 차례 등판해 6승 무패 평균자책점 2.35로 매우 강하다.
상대성에 의한 호투만은 아니다. 롯데도 LG를 만나기 전에 키움을 상대로 16점을 뽑으며 2승을 거둬 상승세를 탔다. 윌슨의 자기반성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호투였다.
롯데전을 준비하기까지 윌슨은 많은 고민을 했다. 롯데의 타격보다 자신의 투구를 더 연구했다. 그리고 변했다.
윌슨은 “키움전을 마치고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 물론 야구를 하다 보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그렇지만 한 이닝에 너무 많은 실점을 했다. 피칭 어프로치가 부족했다”며 “난 (정체하지 않고) 꾸준히 도전하고 변화를 추구하는 편이다. 피칭 어프로치에 대해 정말 많이 생각했는데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밝혔다.
기술적인 변화만 있던 건 아니다. 그는 “결국은 마음가짐에 달렸다. 더욱 공격적인 투구를 펼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 변화의 차이는 윌슨을 다른 투수로 만들었다. 롯데는 윌슨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5회와 7회에 선두타자가 안타를 때렸으나 뒤이어 병살타가 나왔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탈출할 수 있던 힘이기도 했다. 윌슨은 6회에 안치홍 정훈 손아섭의 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에 몰렸다. 하지만 전준우와 이대호를 내야 땅볼로 유도해 3루 주자의 홈 쇄도를 저지한 다음에 한동희를 외야 뜬공으로 처리했다.
윌슨은 “이닝을 잘 마쳐야 한다고 마음먹었다. 최대한 내야 땅볼을 유도해 병살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으려고 했다. 5-0으로 리드한 상황에서 야수들의 견고한 수비를 믿고 공을 던졌다”라고 얘기했다.
곧 세 아이의 아빠가 될 윌슨은 아내의 내조 속에 야구에만 집중하고 있다. 좋은 남편, 좋은 아빠와 더불어 좋은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던 그는
윌슨은 “지금은 매우 중요한 시기다. 여러 팀이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른 팀의 성적을 신경 쓰지 않고 우리 팀에 집중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