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9월 8일은 박건우(30·두산)의 생일이다. 그는 2루타 두 방과 환상적인 호수비로 자신의 2020년 생일을 자축했다.
두산은 8일 가진 KBO리그 잠실 kt전에서 8-0으로 크게 이겼다. 공동 4위가 아닌 ‘단독 4위’다. 개막일(1패·공동 6위) 이후 5위 아래로 미끄러지는 일은 일단 없었다.
멀리 내다보면 정규시즌 우승을 향한 싸움이었다. 그 중대한 경기에서 곰 군단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는 ‘맷집’을 자랑했다. 6이닝 동안 피안타 6개와 볼넷 4개를 허용했으나 무실점으로 막았다.
↑ 박건우는 8일 열린 KBO리그 잠실 kt전에서 공·수 맹활약을 펼치며 두산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은 그의 생일이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6연승으로 오름세를 탄 kt 타선은 결정타를 치지 못했다. 이날 잔루는 총 11개였다. 알칸타라의 호투도 야수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볼넷 3개로 만루 위기를 자초한 2회초에는 심우준의 내야안타성 타구를 유격수 김재호가 정확한 포구 및 송구로 실점을 막았다. 1루 주자 장성우의 느린 발도 두산에 행운이었다.
승부처는 5회초였다. 4회말에 터진 최주환의 1점 홈런에도 두산은 2-0의 살얼음판을 걸었다. 알칸타라는 5회초 2사 1루에서 멜 로하스 주니어(안타)와 강백호(볼넷)를 출루시키며 두 번째 만루에 직면했다.
알칸타라의 빠른 공을 공략한 유한준의 타구가 외야로 날아갔다. 다소 짧은 타구였다. 안타면 2-2 동점이 될 상황이었다. 하지만 우익수 박건우가 재빠르게 달려가 몸을 날려 잡았다. 팀을 구한 호수비였다.
숨 돌릴 틈도 없었다. 박건우는 곧바로 5회말에 선두타자로 나섰다. 그리고 외야 좌중간으로 타구를 날리고 2루를 밟았다. 그리고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 오재일의 연속 내야 땅볼에 한 베이스씩을 가 득점했다. 두산에 꼭 필요했던 추가점이었다.
박건우는 4-0의 7회말 무사 1루에서도 장타력을 과시했다. kt의 두 번째 투수 이창재의 슬라이더를 때려 이번엔 외야 우중간으로 타구를 날렸다. 무사 1루는 무사 2, 3루가 됐으며 페르난데스가 2타점 2루타를 쳤다.
승부의 추가 두산으로 완전히 기울었
6월 타율 0.444를 기록했던 박건우는 7월(0.253)과 8월(0.298)에 주춤했다. 그러다가 9월 들어 다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박건우의 9월 타율은 0.409가 됐다. 안타 9개 중 6개가 장타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