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철저한 방역과 빠른 대처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청정지역이었던 프로야구가 중대한 기로에 놓였다. 추가 확진자 발생 여부에 따라 최악의 경우 리그 중단을 넘어 시즌이 조기 종료될 수 있다.
한화 투수 신정락이 8월 31일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국내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최초 확진 사례다. 프로야구는 초비상 사태다.
KBO리그는 일단 예정대로 1일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퓨처스리그도 한화 경기만 취소됐다. 그렇지만 야구계는 추가 확진자 발생 여부에 촉각이 곤두섰다.
↑ 한화 투수 신정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프로야구는 중대한 기로에 놓였다. 사진=MK스포츠 DB |
6월 28일 1군 엔트리에 말소된 신정락은 팔꿈치 상태가 안 좋아 최근 경기에 나가지도 않았다. 퓨처스리그 마지막 경기 출전도 7월 22일 서산 고양전이었다.
접촉 대상자가 제한적이긴 하나 한화 2군, 육성군, 재활군은 서산구장에서 같이 지낸다. 동선이 겹칠 수 있다. 방역 당국은 신정락의 동선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정락의 가족은 물론 한화 2군 선수단 및 관계자 전원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만약 이중 누군가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있을 경우, 상황은 심각해진다.
대상 범위가 넓어진다. 최근 한화 2군을 상대했던 팀을 포함해 전수 조사가 펼쳐질 수 있다. 시즌 막바지 순위 경쟁이 치열하면서 팀마다 1·2군의 이동이 잦다. 2군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화도 최근에 투수 2명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8월 말까지 서산구장에서 활동했던 2명은 1군 콜업 후 KBO리그 경기에 나가지 않았으나 한화 선수단과 동행했다.
게다가 야구장의 더그아웃 공간이 좁아 현실적으로 1~2m 간격으로 거리를 두기가 어렵다. 밀착해 있는 만큼 코로나19의 감염 위험성이 크다. 또한, 보통 경기 전에는 양 팀 선수들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2명의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올 경우, KBO리그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터다. 하지만 양상 반응이 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확진자와 접촉자로 분류되면 2주간 격리된다. 정상적인 리그 진행이 어려운 만큼 파행 운영이 불가피하다. 리그 중단까지 검토될 수 있다. 프로야구 확진자가 증가하고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최악의 경우 시즌 조기 종료 가능성도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일단 1일에 긴급 이사회를 소집하지 않는다.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한화 선수단의 코로나19 검사 결과에 따라 이후 조치를 판단할 예정이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