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브랜든 나이트 키움히어로즈 투수코치는 요즘 머리가 아프다. 영웅군단 투수들의 부상 도미노에 마운드 운용 계획을 수정하기 바쁘다.
키움은 선발진부터 비상이 걸렸다. 에릭 요키시, 최원태, 이승호가 이탈하면서 잇몸으로 버텨야 했다. 26일부터 28일까지 김재웅, 김태훈, 윤정현이 차례로 선발 등판했다. 구원 경험이 더 많은 투수다. 특히 윤정현은 KBO리그 선발 등판이 처음이었다.
셋 다 5이닝을 던지진 못했다. 예고된 ‘불펜 데이’였다. 하지만 키움은 선전핸다. 특히 롯데와 사직 2연전에서 2승을 수확했다. 손혁 감독은 “힘겨웠다”라고 밝혔으나 표정은 매우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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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든 나이트 키움히어로즈 투수코치(왼쪽에서 두 번째)는 최대한 긍정적인 생각으로 시련을 이겨내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문제는 일회성이 아니라는 것. 이르면 요키시가 일주일 뒤에 돌아올 예정이나 이승호와 최원태의 복귀는 더 늦다. 손 감독의 바람과 다르게 ‘불펜 데이’가 잦아질 수밖에 없다.
나이트 코치도 머릿속이 복잡하다. 그는 2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당연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이렇게 부상자가 많을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스프링캠프 기간이 길어진 데다 시즌 개막도 늦어졌다. (올스타 브레이크도 없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해 투수 파트에 변수가 발생했다”라고 말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는 키움 마운드다. 불펜 데이로 치른 주간 3경기에서 2승 1패를 거뒀다.
나이트 코치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지금 이 상황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투수코치로서 여러 투수를 기용하며 기회를 주고 있다. 롯데와 2연전을 통해 다들 성장한 걸 느꼈다. 투수들도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라고 얘기했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나이트 코치다. 그는 경기 전 투수조 미팅에서 “우리 팀의 불펜 구성이 KBO리그에서 가장 좋다” “불펜 투수들이 자랑스럽다”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게 투수코치로서 뿌듯하다”라는 말로 선수들의 자긍심과 자신감을 심어준다.
키움은 주축 선수의 부상에도 8월 승률 1위(16승 8패)다. 선두 NC와 승차를 0.5경기
나이트 코치는 “우리는 마치 2000년대 초반의 뉴욕 양키스와 같다. 전 선수들이 제 몫을 다해주고 있다.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경기마다 다들 잘해주며 승리하는 ‘방식’이 유사하다”라고 강조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