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위기에 빠졌다. 선발투수들의 줄부상에 불펜진까지 과부하가 걸린 모양새다. 사실상 벌떼 야구를 해야 하는데, 한창 선두권 경쟁인 시점에서 자칫 마운드 전체가 붕괴할 수 있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키움은 26일 수원에서 열린 kt위즈전에서 뼈아픈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이정후의 솔로포, 김하성의 스리런포를 앞세워 5-0으로 앞섰지만, 불펜이 이를 지켜지 못했다. 연장 10회말 허도환에 끝내기 안타를 맞고 5-6으로 패했다.
이렇게 패하며 키움은 KBO리그 신기록을 하나 달성했다. 선발로 나선 김재웅을 시작으로 양기현, 김상수, 조성운, 김선기, 오주원, 임규빈, 이영준, 신재영, 박승주, 조상우, 박관진이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졌다. 한 경기 12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최다 투수 출전 기록이다.
↑ 손혁 키움 히어로즈 감독. 사진=MK스포츠 DB |
키움은 이날 경기에 앞서 좌완 이승호의 어깨 부상을 알렸다. 이미 에릭 요키시와 최원태까지 어깨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황이다. 선발 5명 중 제이크 브리검, 한현희만 남은 셈이다.
선발진 이탈에 키움은 불펜데이로 마운드를 운영하고 있다. 2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선발은 김태훈이다. 김태훈은 지난 22일 고척 KIA전에 선발로 등판했다. 올 시즌 마운드에서 마당쇠 역할을 맡고 있는 김태훈은 스프링캠프까지 선발로 준비했지만, 투구수를 늘려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일단 22일 KIA전에서는 2이닝 40구를 던졌다. 지난 등판보다는 이닝이나 투구수가 늘기야 하겠지만, 역시 불펜의 비중이 커진 키움이다.
키움이 불펜에 기댈 수 있는 이유는 불펜 평균자책점이 4.14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kt전처럼 불펜을 쏟아붓다가 경기도 패하고, 불펜만 소모하는 최악의 결과가 반복될 수
올 시즌을 앞두고 국내 최고 투수 조련가 손혁 감독을 사령탑으로 선임하며, 마운드에 대한 기대를 높인 영웅 군단이다. 손혁 감독도 예상치 못한 선발투수 줄 부상에 위기 관리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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