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리오넬 메시(33)가 20년간 몸담았던 FC바르셀로나를 떠나기로 결단을 내린 건 절대 즉흥적인 게 아니다.
바르셀로나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바이에른 뮌헨전 2-8 참패로 시즌을 마감하고 11일 뒤 메시는 ‘팩스’로 작별 인사를 했다.
2019-20시즌 종료 후 메시는 바르셀로나와 동행 여부를 결정해야 했다. 그의 계약서에는 자유 계약 조항이 포함돼 있다. 메시가 원하면 팀을 자유롭게 떠날 수 있다.
↑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는 FC바르셀로나와 이별을 택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1년 전만 해도 메시는 바르셀로나 생활에 행복하다면서 “떠나고 싶지 않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르셀로나를 ‘집’이라고 표현했다. 2000년부터 바르셀로나에 터전을 잡고 성장한 메시다.
바르셀로나에서 은퇴할 것 같았던 메시는 스스로 ‘원 클럽 맨’ 지위를 내려놓으려 한다. 구단과 팬은 메시가 없는 바르셀로나를 생각한 적이 없었으나 메시만은 생각했다.
홧김에 정한 결정이 아니다. 2주 가까이 고심 끝에 선택했다. 쇄신이 필요한 바르셀로나를 위해서도 자신이 떠나야 한다는 걸 인지했다.
스페인 ‘스포르트’는 메시가 바르셀로나를 떠나는 다섯 가지 이유를 들었다. 주젭 마리아 바르토메우 회장과 마찰,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 해임 과정, 스포츠매니지먼트와의 불일치, 루이스 수아레스의 전력 외 취급, 로날드 쿠만 프로젝트의 불충분 등이다.
‘스포르트’는 “메시는 바르토메우 회장이 취임한 2015년부터 그의 경영 방식을 이해하지 못했다. 바이에른 뮌헨전 대패가 전환점이 됐다”며 “팀의 화합을 이뤄냈던 발베르데 감독을 (지난 1월에) 해임한 건 메시에게 큰 충격이었다. 검증되지 않은 키케 세티엔 감독을 후임으로 임명한 것에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메시는 바르셀로나가 ‘최고의 팀’이 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네이마르가 2017년 파리생제르맹(PSG)으로 떠났을 때도 2억2200만 유로의 이적료를 받았지만, 그 빈자리를 메우지 못했다. 돈을 안 쓴 건 아니다. 그러나 비효율적인 투자였다. 메시는 시즌마다 잘못된 보강으로 전력이 약해졌다고 생각했다.
바르셀로나는 리빌딩의 첫 단추로 쿠만 감독을 임명했다. 그러나 쿠만 감독도 메시의 생각을 바꾸지 못했다.
‘스포르트’는 “쿠만 감독이 제안한 프로젝트는 메시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 메시는 앞으로 우승컵을 들며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바르셀로나가 최상의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수아레스의 입지도 메시의
‘스포르트’에 따르면, 쿠만 감독과 바르셀로나가 그동안 헌신한 수아레스를 ‘찬밥’ 대우하는 걸 보고 큰 충격을 받은 메시다. 메시는 수아레스와 절친한 사이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