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 멋진 수비가 나오면 '메이저리그급' 수비라고들 하는데, 이제는 KBO급 수비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실책은 뚝 떨어지고 연일 '역대급' 수비가 나와 전 세계 팬들을 눈호강 하게 합니다.
김동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두산 박건우의 외야 슬라이딩 캐치는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최주환의 내야수비도 맛보기.
롯데 유격수 마차도가 러닝 스로로 시동을 걸더니, 동물적인 반사 신경을 한 번 보여주고는 급기야 넘어져서도 정확한 송구로 주자를 잡는 묘기를 선보였습니다.
수비 하나만 보고 뽑았다는 선수답습니다.
▶ 인터뷰 : 손승락 / 전 롯데 투수
- "KBO리그에서 이런 수비를 볼 수 있다는 게 영광입니다."
두산은 최고 수비력의 팀답게 3루수 이유찬의 민첩한 동작과 그림 같은 병살 수비로 맞섰습니다.
롯데 3루수 한동희의 매끄러운 수비와 전준우의 마무리 캐치까지.
두 팀이 10개 가까운 호수비를 주고받으며 1점 차의 명승부를 완성했습니다.
키움 역시 김혜성의 발레 캐치로 LG에 1점 차 승리를 거두는 등 최근 많은 경기가 수비로 갈리고 있습니다.
올 시즌 경기당 실책 수는 1.3개로 최근 6년간 가장 적습니다.
실책 적은 팀이 성적도 좋습니다.
마차도, 러셀 등 수비형 외국인 선수 등장과 김지찬, 박승규 등 수비 좋은 신인들의 성장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관중 환호성은 들리지 않지만, 놀라는 선수들의 표정이 한국 야구 수준의 향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동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