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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한 특급호텔의 프레지덴셜 스위트.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의 스위트룸에는 조수미, 장한나 등 유독 음악가들이 즐겨 묵는다. |
해운대 터줏대감인 파라다이스호텔과 파크하얏트, 힐튼 등 빅3 브랜드를 제친데다 최근 6성급을 부르짖으며 오픈한 시그니엘까지 외면하고 '조선'을 찾았기 때문이다. 사실 국빈급 인사가 방문하면 인근 호텔들은 물밑 영입전을 펼친다. 하룻밤 숙박 만으로도 마케팅 효과가 상당한 탓이다. 특히 요즘처럼 코로나19사태가 덮친 상황에선 잠깐 방문 만으로도 홍보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다. 호텔 전쟁터로 불리는 해운대에서, 최근 상대적으로 위축감을 느낀 조선의 콧대는 한껏 높아졌다. 반대로 다크호스로 떴던 롯데와 여타 글로벌 브랜드들은 '한방' 제대로 먹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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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양제츠가 8월 21일과 22일 묵게 되는 웨스틴조선호텔 부산. |
호텔가에서는 양제츠의 '조선 픽'을 놓고 이해가 간다는 입장이다. 양제츠는 원래 조선과 인연이 깊다. 2018년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인 정의용과의 면담 장소도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이다. 양제츠 위원의 머릿속에는 '조선 = 한국의 호텔'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있는 셈이다.
2020년 8월, 21일과 22일 양일간 부산에서 진행되는 이번 회담은 서훈 국가안보실장 초청으로 이뤄졌다. 공간과 시간만 달라졌을 뿐, 그의 머릿 속에는 조선이 남아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서울이 아닌 부산으로 방문 장소가 결정된 것에 대해서도 말이 많았다. 코로나 19 확산을 고려한 정치적인 결정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부산 결정과 관련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방한 일정 및 장소는 중국측의 희망사항 등을 고려해서 양국의 협의를 통해 결정했다"며 "이번 회담은 서훈 실장 취임 이후 양 위원과 첫 만남인 만큼 편안한 분위기에서 허심탄회하고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코로나 사태와 선을 그었다.
◆ 하룻밤 방값이 무려...
호텔가에서는 그가 묵는 방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빈급 들이 묵는 방은 당연히 웨스틴조선호텔 '프레지덴셜스위트'.
이 방은 전통적으로 부산을 찾은 스타들이 즐겨 묵는다.
그간 이 방 침대에 누웠던 스타들 면면을 볼까. 성악가 조수미, 첼리스트 장한나,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오닐 등이다. 사실 각 특급호텔의 프레지덴셜 스위트 룸들은 세계적인 스타들의 선호도에 따라 '그들의 이름'을 따서 애칭으로 불린다.
셀린디온이 사랑한 방은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그랜드인터컨티넨탈파르나스 '클럽로열스위트' 역시 팝가수 머라이어 케리와 셀린 디옹 등이 묵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와 욘사마 배용준은 롯데호텔제주(중문)의 1210호만 찾는다. 방값만 800만원(세금·봉사료 별도)짜리다.
통유리창이 상대적으로 작은 웨스틴조선 부산의 일반 디럭스룸과 달리 스위트의 구조는 호방하다. 입구의 홀을 중심으로 오른쪽 개인 공간과 왼쪽 공적 공간으로 나눠지는 것이 특징. 천장
아, 궁금한 방값?. 하룻밤 공시가격은 1500만원에 달한다. 또 궁금한 것 한가지. 국빈들의 방값은? 당연히 낸다. 공짜는 없으니까. 다만 VVIP 할인은 다소 있을 수 있다는 게 호텔리어들의 설명이다.
[신익수 여행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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