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안준철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짜릿한 재역전승에도 ‘장발의 마무리’ 김원중(27)의 표정은 밝지만 못했다. 자칫 이날의 역적(?)이 될 뻔 했기 때문이다. 물론 역전승의 피날레는 김원중이 삼자범퇴로 장식했다.
롯데는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에서 6-5로 승리했다. 경기 내용은 엎치락뒤치락 접전이었다. 롯데가 먼저 3점을 냈지만, 두산이 5회말 1점, 2회말 점을 내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물론 곧바로 이어진 7회초 공격에서 롯데는 손아섭의 중전 적시타로 다시 4-3으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8회말 두산에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2사 1루에서 박진형으로부터 마운드를 넘겨 받은 김원중은 정수빈에게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맞고,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얻어맞아 4-5 역전을 허용했다.
↑ 20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2020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롯데가 두산을 꺾고 2연승을 기록했다. 롯데는 4-5로 뒤지던 9회 초에서 이대호의 역전 2타점 적시타로 6-5 승리를 일궈냈다. 허문회 롯데 감독이 김원중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김재현 기자 |
그러자 김원중도 다시 힘을 냈다. 9회말에도 마운드를 지킨 김원중은 오명진-김재호-신성현으로 이어지는 두산 타선을 삼진 2개를 곁들여 삼자범퇴 처리했다. 이날 기록은 1⅓이닝 2피안타 3탈삼진 1실점으로 비록 올 시즌 다섯 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했지만, 승리투수가 됐다. 올 시즌 성적은 3승 1패 12세이브 평균자책점 1.89다.
사실 이날 김원중의 등판은 쉽게 점칠 수 없었다. 전날(19일) 사직 두산전에서 경기 마무리를 박진형이 맡았기 때문이다. 7-3으로 앞선 상황이라 세이브 요건은 아니었다. 그래도 지난 14일 사직 키움전 이후 등판이 없었기에 충분히 김원중이 나올만한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경기 전 허문회 감독은 “(김)원중이는 8회부터 몸을 풀었는데 어깨가 조금 무겁다는 느낌이 든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바로 투구를 중단시켰는데, (박)진형이가 공을 던지는 동안 (원중이가)괜찮아졌다는 얘기를 들었고 불펜에서 다시 투구를 하더라. 그래서 뭐라고 했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도 그렇다. 괜찮아졌다고 해도 안 좋은 느낌이나 기억을 갖고 공을 던지는 기 보다 100% 완벽한 가운데 공을 던져야하는 게 낫다”고 전했다.
물론 이날 등판은 이상 없다는 걸 밝혔다. 그리고 김원중이 이날 승리의 주역이 됐다. 물론 김원중 스스로는 블론세이브 때문에 이기고도 찜찜했다. 김원중은 “특별해설을 맡은 손승락 선배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어서 더욱 열심히 했는데 블론 세이브에 그쳐 무척 아쉬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의 본분을 다 했다. 그는 “빨리 잊고 팀 승리를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그 말처럼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었다.
전날 약간 불편했던 어깨도 이상이 없다.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