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이젠 마음이 편합니다.” 누구보다 LG 마무리투수 고우석의 복귀를 반겼던 정우영이다.
고우석이 무릎 수술로 두 달간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LG 뒷문이 삐걱거렸다. 그렇지만 시행착오 끝에 정우영이 듬직하게 버티면서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
7월에 고우석이 돌아오자 정우영은 제자리로 돌아갔다. 이후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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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투수 정우영은 7월 26일 잠실 두산전 이후 9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정우영은 12경기에 등판해 1승 5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06(17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7월 26일 잠실 두산전부터 9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 중이다. 해당 기간 피안타율이 0.081에 불과하다.
‘고우석 효과’라는 게 정우영의 설명이다. 그는 “확실히 (임시 마무리투수 보직을 내려놓고) 셋업맨으로 나가는 게 심리적으로 안정된다. 뒤에 (고)우석이 형이 있어서 편하다”라고 밝혔다.
신인상을 받은 2년차 투수에게 마무리투수의 중압감은 너무 컸다. 정우영은 “(마무리투수는) 내 뒤에 아무도 없다. 나밖에 없다. 내 탓으로 경기를 내줄 수 있으니 불안감이 컸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이젠 마음이 편하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새 무기도 장착했다. 체인지업을 틈틈이 던지며 타자와 수 싸움을 유리하게 끌고 간다.
정우영은 “체인지업이 슬라이더와 회전력이 비슷하면서 구속은 10km 차이가 난다. 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 그래도 간간이 던지는 정도다. 계속 연습해야 한다. 팀 내 체인지업을 가장 잘 던지는 (임)찬규 형에게 많이 묻고 있다. 코치님께도 조언을 구해 내게 가장 맞는 방향으로 찾아가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LG는 정우영의 혹사 논란이 불거진 적도 있다. 정우영의 잦은 등판에 관리가 필요한 거 아니냐는 지적에 류중일 감독은 불쾌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필승조로서 팀 승리를 위해 자주 등판하는 건 당연하다면서 혹사를 시킬 뜻은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때론 긴 이닝을 던지기도 하는 정우영은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멀티 이닝 후 휴식이) 이게 더 편할 때도 있다. 투구수도 적어서 괜찮다. 다만 트레이닝 파트에선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하더라. 그래도 아직까진 몸에 큰 무리가 없다”라고 얘기했다.
지난해 어깨 통
정우영은 “지난해 이 시기에 안 좋았다. 이 시기만 잘 넘기자고 다짐했다. 잘 준비했던 만큼 어깨 문제는 없다”며 “지난해보다 더 높은 위치에서 시즌을 마쳤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