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개막 51일 만에 첫 승을 올렸던 이승호(21·키움)가 시즌 3승을 거두기까지 40일이 걸렸다. 오랜 기다림이었다. 그리고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상대는 LG였다.
믿고 보는 ‘쌍둥이 킬러’였다. 이승호는 9일 KBO리그 고척 LG전에서 이형종에게 1점 홈런(5회초)을 맞았으나 유일한 흠이었다. 7이닝 3피안타 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투구수는 86개(스트라이크 비율 67.4%)에 불과했다. 피안타 1개도 좌익수 김혜성의 미스 플레이(7회초)였다.
키움이 LG와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2-1로 이길 수 있었던 건 선발투수 이승호의 호투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이승호는 6월 30일 고척 두산전 이후 40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3승째(4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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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호가 9일 KBO리그 고척 LG-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천정환 기자 |
2017년 신인 2차 1라운드 4순위로 KIA에 지명된 이승호는 2대2 트레이드로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2018년 프로 데뷔전을 치렀던 그는 유난히 ‘좌타자가 많은’ LG에 강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LG전 성적표는 2승 평균자책점 3.00이었다. 데뷔 첫 완봉승(2019년 5월 8일 고척 LG전)도 쌍둥이 군단을 상대로 기록했다. 9경기 만에 거둔 2020년 시즌 첫 승도 6월 25일 잠실 LG전이었다.
7월 이후 주춤했던 이승호였으나 180도 달라진 이승호가 마운드에 올랐다. 힘차게 던진 공을 LG 타자들이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배트는 허공에서 춤을 췄다. 공을 맞혀도 내야 땅볼이 되기 일쑤였다. 외야 플라이 아웃은 딱 하나였다.
4회초와 6회초에 각각 오지환, 홍창기에게 2루타를 맞으며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으나 ‘연타’ 허용은 없었다. 깔끔한 투구였다.
7회초에는 1사 후 김민성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날 이승호의 유일한 4사구였다. 그러나 곧바로 로베르토 라모스를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처리했다.
이승호의 LG전 무패 행진은 8경기로 이어졌다. 또한, LG전 통산 평균자책점도 2.65로 하락했다. 통산 12승 중 3승을 LG전에서 수확했다. 이승호에게 쌍둥이 군단은 절대 피하고
키움은 이승호의 호투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두며 48승 33패로 2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3위 두산(43승 2무 33패)와 2.5경기 차, 4위 LG(43승 1무 35패)와 3.5경기 차를 기록했다. LG와 시즌 상대 전적은 8승 4패로 우세.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