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오늘은 다저스 시절 버전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주관 방송사 '스포츠넷'의 해설진은 이날 선발 류현진의 투구를 이렇게 평가했다. 이들의 말대로 이날 류현진의 투구는 지난해 봤던 모습과 아주 근접했다.
류현진은 6일(한국시간)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애틀란타와 원정경기 선발 등판, 5이닝 1피안타 3볼넷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 84개를 기록했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5.14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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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이 애틀란타를 상대로 호투했다. 사진(美 애틀란타)=ⓒAFPBBNews = News1 |
공식 중계 프로그램 '게임데이'에 따르면, 이날 류현진은 포심 패스트볼 17개, 투심 패스트볼 2개, 체인지업 33개, 슬라이더와 커터 계열 27개, 커브 5개를 던졌다. 사실상 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터 세 가지 구종으로 승부했다.
단순했지만, 위력적이었다. 낮은 코스로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날카롭게 들어갔다. 벅 마르티네스 스포츠넷 해설위원은 "체인지업을 던질 때 팔 스피드가 좋다"며 타자들이 속기 좋은 공이라고 소개했다.
애틀란타 타자들은 이날 1루수 선발 출전한 오스틴 라일리를 제외하면 모두 류현진을 상대한 경험이 있다. 그럼에도 체인지업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무려 14개의 헛스윙이 나왔다. 라일리는 어땠겠는가. 전날 스리런 홈런을 때렸던 그는 이날 류현진을 상대로만 체인지업에 여섯 번의 헛스윙을 했다.
커터의 위력도 돌아왔다. 87~88마일대 구속을 회복했다. 우타자 상대로 몸쪽과 바깥쪽을 모두 공략했다. 바깥쪽 공략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던 지난 등판과 비교해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커터로도 다섯 개의 헛스윙을 잡았다.
류현진의 앞선 두 시즌동안 성공을 이끌었던 두 가지 구종, 체인지업과 커터가 모두 빛을 발했다. 패스트볼은 그 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이 두 구종의 위력을 더해줬다. 제구나 구속이나 훨씬 더 안정적이었다. 경기 후반까지도 90마일을 넘기는 공이 나왔다. 높은 코스로 들어가는 패스트볼은 상대 타자들의 눈을 속였고 두 번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류현진은 이날 등판으로 자신에 대한 불안감과 의혹의 시선을 지우는데 성공했다. 효율성만 더한다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날 그가 3구 이내로 승부한 타자는 단 두 명에 불과했다. 이 부분은 상대 타자들의 노력도 인정해줘야 할 것이다. greatnemo@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