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이상철 기자
7회까지 홈런 세 방을 터뜨린 LG는 분위기를 가져갔다. 하지만 진짜 승부는 ‘예상대로’ 타일러 윌슨이 강판한 직후였다. 칼자루 위에 선 불펜의 견고함이 포인트였다.
4위 LG와 5위 KIA는 1경기 승차였다. 반환점을 돌 때까지 세 번밖에 만나지 않았으나 4일부터 16일간 여덟 번의 맞대결을 치러야 했다. 위기지만 목표를 향해 도약할 수 있는 기회였다. 두 팀 사령탑은 “잡을 경기는 꼭 잡겠다”며 필승 각오를 다졌다.
초반 흐름은 LG가 잡았다. 4번타자 김현수가 0-1의 2회초에 외야 ‘KIA 홈런존’으로 타구를 날리며 동점을 만들더니 5회초에 개인 통산 7호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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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해수는 4일 KBO리그 광주 LG-KIA전에서 7회말에 구원 등판해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진해수가 KIA의 추격 의지를 꺾으면서 LG는 대승을 거뒀다. 사진=MK스포츠 DB |
KIA 선발투수 이민우는 김현수를 상대로 140km 속구를 두 번이나 가운데로 던졌다가 장타 두 방을 맞았다. 최근 7경기에서 홈런 8개를 허용한 이민우다. 6월 이후 평균자책점도 7.29로 매우 안 좋다.
투구폼을 바꾼 윌슨은 3회말까지 불안했다. 2루수 정주현의 실책으로 3실점(1자책)까지 했다. 하지만 4회말부터 6회말까지 무실점으로 막으며 KIA의 반격을 차단했다. 믿고 보는 윌슨이었다. 그는 호랑이 사냥에 능한 투수로 통산 KIA전 평균자책점이 2.95에 불과했다.
7회초에 채은성의 2점 홈런까지 터지면서 LG는 8-3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여유를 부릴 상황이 아니었다. 107개의 공을 던진 윌슨을 교체했다. ‘젊어진’ 불펜이 남은 3이닝을 막아야 했다.
첫 단추부터 꼬였다. 이정용은 김선빈의 볼넷 후 프레스턴 터커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스코어는 8-5. 류중일 감독은 입이 바짝 말랐다. 투수 교체였다. 아웃 카운트를 1개도 못 잡고 강판한 건 데뷔 후 처음이었다. 이정용의 투구수는 5개였다.
KIA로 흐름이 넘어갈 수 있는 분위기였다. 긴급 호출된 진해수는 공 12개로 아웃 카운트 3개를 잡으면서 LG는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
이날만큼은 그래도 LG의 뒷문이 KIA보다 단단했다. 쫓아가야 했던 KIA는 8회초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불펜 평균자책점 2위 팀은 박준표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뒷문이 헐거워졌다. KIA 투수 김현수는 볼넷 1개와 안타 5개로 난타를 당했다. 장타가 3개나 됐다.
LG가 8회초에만 6점을 뽑으면서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LG 불펜도 제대로 시험대에 서지 못했다. 정우영 고우석 등 승리조 자
5-15로 대패한 KIA는 6연승을 달린 kt와 공동 5위가 됐다. LG는 2위 키움과 승차를 1.5경기로 좁혔다.
한편, 이날부터 KIA 홈경기도 관중 입장이 허용됐다. 관중 수는 1562명으로 집계됐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