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앞으로 잡을 경기는 꼭 잡겠다”던 류중일 LG 감독은 8월의 첫 경기부터 승부수를 띄웠다. 1승을 위해 오랫동안 지켰던 ‘신념’까지 접었다.
1일 잠실 한화전, 7-4의 5회 1사 만루에서 선발투수를 교체했다. 아웃 카운트 2개만 잡으면 신인 김윤식이 첫 선발승 요건을 충족하게 됐다. 하지만 인내에 한계가 있는 법이다. 교체를 지체했다간 팀의 1승이 날아갈 판이었다.
4회까지는 LG의 낙승 분위기였다. 타선이 초반부터 폭발하며 서폴드(3⅓이닝 7실점 5자책)를 무너뜨린 데다 김윤식도 4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다. 무려 7점 차 리드였다.
↑ 이정용은 1일 KBO리그 잠실 한화-LG전에서 5회초 1사 만루에 구원 등판해 1⅔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LG가 한화를 제압하면서 그는 데뷔 첫 승을 올렸다. 사진(서울 잠실)=김재현 기자 |
하지만 5~7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충격의 역전패를 세 차례나 경험했던 LG다. 6월 25일 키움과 잠실 더블헤더 2차전(5-8 패), 7월 16일 사직 롯데전(10-15 패), 7월 21일 수원 kt전(9-10 패)은 류 감독이 올해 가장 아쉬워한 3경기였다.
실수를 되풀이할 수는 없다. 류 감독은 한화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김윤식을 이정용으로 교체했다. 결과적으로 ‘올바른 판단’이었다. ‘젊은’ 불펜 투수들이 LG의 뒷문을 단단히 지켰다.
홈런이면 역전이었다. 2019년 신인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이정용은 첫 타자 최진행을 상대로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으나 추가 실점을 막았다. 최재훈을 포수 파울 플라이 아웃, 하주석을 삼진 아웃으로 처리했다.
이정용은 6회 1사 후 대타 노수광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이용규와 정은원을 차례로 잡았다. 1⅔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7회부터는 2019년 신인상 수상자 정우영의 차례였다. 이정용의 입단 동기인 정우영은 7회와 8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끝냈다. 2이닝 3탈삼진 무실점의 깔끔한 투구였다. 22개의 공만 던졌다.
8회 채은성과 김현수의 연속 적시타로 두 점을 보탠 LG는 9-5로 달아났다. 그리고 마침표를 찍기 위해 ‘스물둘’ 고우석이
LG는 NC, 두산, 키움에 이어 네 번째로 40승 고지를 밟았다. 롯데에 3-7로 진 KIA를 제치고 4위로 도약했다. 또한, 데뷔 첫 승의 기쁨은 김윤식이 아닌 이정용이 누렸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