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노기완 기자
최하위 서귀포 칠십리가 1위팀 킬러로 자리매김 했다.
7월31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20 한국여자바둑리그 11라운드 2경기에서 서귀포 칠십리가 삼척 해상케이블카(감독 이용찬)를 3-0으로 일축하며 시즌 4승째를 거두고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을 이어갔다.
서귀포 칠십리는 직전 경기에서도 당시 1위를 달리던 보령 머드를 2-1로 꺾은 적이 있다.
↑ 박지연(왼쪽)이 서귀포 칠십리 첫 승을 책임졌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
쉬운 승부는 아니었다. 중반까지는 김은지(흑)의 페이스. 백이 너무 급하게 우하귀로 쳐들어가 실패하는 바람에 중앙접전에 이르기까지 계속 백의 고전이었는데 흑이 중앙전투에서 공격의 완급을 조절하지 못하고 백 대마를 너무 다그친 게 화근이 됐다.
중앙 백이 선수로 살고 외곽의 흑이 양분돼 곤마로 쫓기는 형태가 돼서는 역전. AI승률도 이때부터 백 쪽으로 확연하게 기울었다. 결국, 양분된 흑 대마 중 한 쪽(중앙)이 잡혀 승부도 끝났다. 204수 끝 백 불계승.
서귀포 칠십리의 승리를 결정지은 건 4지명 김수진이었다. 종반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형세는 백을 쥔 조혜연(삼척 해상케이블카)이 AI승률 70%를 넘나들며 김수진(서귀포 칠십리)을 리드했다. 그런데 덤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김수진(흑)이 맹렬한 추격전을 펼쳐 형세를 뒤집었다.
우세를 의식한 백이 중앙 연결로 정체하는 사이 흑은 좌변의 큰 끝내기를 선제했고 사실상 차단이 돼있던 하변까지 깔끔하게 건넌 데다 공배로 생각했던 중앙과 하변 연계공간마저 집으로 굳혀 반면 11집 이상을 남기는 형세를 만들었다. 보고도 믿기 어려운 역전. 289수 흑 불계승이다.
↑ 김수진(오른쪽)이 서귀포 칠십리 승리를 결정지었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
마지막 끝내기 직전 좌변과 우변에서 아슬아슬한 해프닝과 우하귀 패의 공방까지 있었으나 흑의 승리는 바뀌지 않았다.
삼척 해상케이블카가 조금이라도 유리하지 않을까 예상했던 승부가 서귀포 칠십리의 3-0 완봉승으로 끝났다. 승리한 서귀포 칠십리는 4승 고지에 오르며 실낱같은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을 살려냈고 패배한 삼척 해상케이블카는 아직 경기를 치르지 않은 인천 EDGC에게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11라운드가 진행 중인 현재 6승 팀 넷, 5승 팀 둘, 4승 팀 둘. 전반기에 부진했던 팀들이 모두 후반기 반격에 성공하면서 2020 여자바둑리그는 마지막 라운드까지 뜨겁게 타오를 전망이다.
1일 오후 6시 30분 속개되는 11라운드 3경기는 여수거북선과 EDGC가 대결한다. 개별 대진은 김혜민-조승아(2:3, 이하 상대전적), 송혜령-김은선(2:0), 이영주-박태희(1:2).
2020 여자바둑리그는 8개 팀이 더블리그(14라운드) 총 56경기, 168국으로 3판 다승제(장고 1국, 속기 2국)로 겨룬다.
9월에 열리는 포스트시즌을 통해 정규리그 상위 4개팀이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챔피언결정전으로 열리는 스텝래더 방식으로 여섯 번째 우승팀을 가려낸다. 바둑TV를 통해 매주 월~목요일 오전 10시에 중계됐던 여자바둑리그는 이번 시즌부터 목~일요일 오후 6시 30분으로
2020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상금은 각 순위별 500만 원 인상해 우승팀에게는 5500만 원, 준우승 3500만 원, 3위 2,500만 원, 4위 1500만 원이 주어진다. 우승상금과 별도로 책정되는 대국료는 전년과 동일한 승자 100만 원, 패자 30만 원이다. dan0925@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