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박찬형 기자
여자프로골프 세계랭킹 11위 박인비(32·KB금융그룹)가 지난 2월 호주오픈 제패 이후 5개월 만에 실전을 치렀다. 후원사 중 하나인 제주특별자치도 개발공사가 주최하는 대회에서 괜찮은 출발을 보였다.
세인트포 골프&리조트(파72·예선6500야드/본선6395야드)에서는 7월30일~8월2일 제주삼다수 마스터스가 열린다. 1라운드 박인비는 2차례 보기를 범했으나 버디 6개를 잡아 4언더파 68타로 8위 그룹에 합류했다. 공동선두 이소영(23·롯데) 유해란(19·SK네트웍스)과는 3타 차이다.
박인비는 LPGA투어 20승 달성과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 명예의 전당 역대 최연소 헌액자격 충족,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금메달로 완성한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 등으로 골프여제란 칭호를 얻었다. 이하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 이후 공식 인터뷰 전문.
↑ 골프여제 박인비(왼쪽)가 LPGA투어 통산 20승 달성 후 166일(5개월 15일) 만에 2020 KLPGA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로 복귀했다. 1라운드를 4언더파 68타 공동 8위로 마쳤다. 선두 그룹과는 3타 차이다. 10번홀 티샷 후 캐디로 이번 대회를 보좌하는 남편이자 프로골퍼 남기협과 이동하는 박인비. 사진(제주)=김영구 기자 |
▲ 아침 시작할 때 아이언샷 미스가 2개 정도 나왔는데 그게 보기로 이어져 스타트가 안 좋았지만, 이후에 만회를 잘했던 것 같고, 기회도 잘 만들었기 때문에 만족하고 있다.
- 초반 보기 2개 기록 후 버디 2개 기록하면서 바운스백에 성공했는데, 흐름을 뒤집을 수 있었던 이유가 있다면.
▲ 남편이 코치이다 보니 미스샷으로 훅이 난 이후에 교정을 조금 해줬더니 보완이 됐다. 빠르게 스윙을 수정할 수 있었던 게 스코어를 내는 데 주효했던 것 같다.
- 남편 남기협프로가 캐디를 했는데, 첫 호흡 어땠고, 점수를 매긴다면.
▲ 걱정했는데, 잘했던 것 같다. 사실 나보다 남편이 더 긴장할까 봐 신경을 썼던 것 같은데, 라이도 잘 봐주고 도움 많이 받은 것 같다.
- 경기력 도움 말고 함께 있으니 든든한 심리적인 부분도 있었나.
▲ 그랬던 것 같다. 나 역시 5개월 만의 경기라 긴장을 할 것 같았는데 남편이 옆에 있으니 긴장감이 생각보다 없었다. 남편을 더 걱정하는 마음이 커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냥 편했다. 미스샷 같은 사고가 나도 남편이 바로 잡아줄 수 있다는 생각이 있어서 마음 편하게 쳤던 것 같다.
- 경기 중단됐을 때 남편과 어떤 말
▲ 중단됐을 때 숙소에 잠시 들어가서 휴식 취했다. 원래 캐디인 브래드한테도 응원의 메시지가 와 있더라. 그렇게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요기를 하고 나왔다. 재개되기 전에 전의 흐름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는데 날씨가 덥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들었고 오랜만에 대회를 뛰는 거라 더 힘들었다.
- 남편이 가장 자주 한 말
▲ 잘 모르겠다는 말을 할까 봐 걱정했는데, 그런 말 안 하고 잘 봐줬다. 남편과 대화를 많이 한 것 같진 않은데, 쓸데없는 말들을 했던 것 같다.
- 모처럼 출전은 만족? 내일과 나머지 대회는?
▲ 오랜만에 경기다 보니 이쯤 하면 잘했다는 생각이다. 아직 3라운드 남았고, 아무래도 오늘 전반에 한 실수를 앞으로 남은 라운드에서 줄여나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연습라운드 돌 때는 코스가 길다고 느꼈는데, 막상 오늘은 칠 만했고, 스코어를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희망적인 라운드를 한 느낌이다.
- 폭염 주의보는 어땠는지. 앞으로 더위가 어떻게 작용할까?
▲ 그동안 제주도에 비가 오면서 선선했는데, 대회 시작하자마자 더워져서 모든 선수가 힘든 경기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남은 라운드도 햇볕이 뜨겁고 지열도 올라오고 오르막 홀도 꽤 있고, 습하기도 해서 힘들 것 같다. 수분 보충 충분히 하고 휴식도 충분히 취하면서 플레이해야 할 것 같고, 다음 주에도 경기 있으니 2주 연속으로 경기하는 것은 오랜만이라 쉽지 않지만 이겨내 보도록 하겠다.
- 18번홀 경기위원 부른 이유
▲ 프리퍼드라이로 드롭하려고 했는데 조금 확실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경기위원을 불러 드롭을 진행했다.
- 브리티시까지의 걱정 던 것 같다.
▲ 남편과 18홀 완주를 해내서 첫 번째 걱정 덜었다. 앞으로 남은 라운드에서 감각을 찾아가면서 예리한 부분을 조금 더 살려 나가야 할 것 같다. 8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메이저 대회가 2개나 있어서 거기에 초점을 맞춰 컨디셔닝을 진행해야 할 것 같다.
- 남편이 많은 역할을 한다.
▲ 1인 5역을 하는 것 같다. 연봉 5배 높여야 할 것 같다. 항상 감사할 뿐이다. 휴식기가 길다 보니 남편과 쉴 수 있는 시간 있어 좋았고, 재미있게 보냈다.
2020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