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토론토 블루제이스 좌완 선발 류현진(32)이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에 나선다. 홈경기지만, 홈경기가 아닌 그런 이상한 상황속에서 마운드에 오른다. 지난 등판의 아쉬움을 만회하는 것이 중요하다.
워싱턴 내셔널스(에릭 페디) vs 토론토 블루제이스(류현진), 내셔널스파크, 워싱턴DC
7월 31일 오전 5시 5분(현지시간 7월 30일 오후 4시 5분)
현지 중계: MASN(워싱턴), 스포츠넷(토론토)
한국 중계: MBC, MBC스포츠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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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이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고 두 번째 등판에 나선다. 사진=ⓒAFPBBNews = News1 |
류현진은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탬파베이 레이스와 시즌 개막전에 선발 등판, 4 2/3이닝 4피안타 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앞서는 상황이었음에도 5회를 채우지 못해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2회까지는 투구 수 22개로 잘 막았는데, 3회 선두타자 윌리 아다메스를 2루타로 내보낸 이후 꼬이기 시작했다. 이후 매 이닝 20구 이상 던지며 고전했다. 허용한 피안타 4개가 모두 장타였다. 3실점 모두 2아웃 이후에 나왔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찰리 몬토요 감독은 "실투는 하나에 불과했다"고 감쌌지만, 기대치에 못미치는 등판이었던 점은 분명하다.
5회 2아웃에서 강판될 때 쉽게 마운드를 내려가지 못했던 류현진은 "전체적으로 긴장도 많이 됐던 경기였던 거 같다. 새로운 팀에서 첫 경기다보니 다른 날과 다르게 계속해서 다른 느낌이었다. 제구가 오늘은 생각보다 안돼 투구 수도 많았고, 어려운 경기를 했던 거 같다"며 이날 경기에 대해 말했다. 특히 "커맨드에서 너무 좀 확연하게 스트라이크가 차이가 났었던 거 같다"며 패스트볼 제구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월드시리즈 등 큰무대 경험이 많았던 그이지만, 새로운 팀에서 처음 치르는 등판이었기에 긴장한 것은 어쩔 수 없는 모습이었다. "몸이 아무래도 평상시보다는 좀 들떴던 거 같다. 긴장도 많이 됐다. 그런 부분에서 전체적인 밸런스나 이런 것을 나중에 잃었던 거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경기는 토론토의 홈경기지만, 임시 홈구장 샬렌 필드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관계로 상대팀 내셔널스의 홈구장 내셔널스파크에서 진행된다. 토론토는 다음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홈시리즈까지 상대 구장에서 경기할 예정이다.
추가 휴식
류현진은 이 등판에서 예정보다 많은 97개의 공을 던졌다. 3회부터 투구 수가 많았기에 4회까지만 던지고 끊을 수도 있었지만, 몬토요 감독은 그에게 승리투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5회 당시 쓰쓰고 요시토모에게 홈런을 허용하고도 우타자 호세 마르티네스를 상대할 기회를 줬다는 것은 그만큼 류현진을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그 신뢰의 유통기한이 무기한은 아닐 것이다. 최대한 빨리 자기 궤도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투구 수가 많았던 관계로 추가 휴식을 갖고 등판에 나선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 5일을 쉬었을 때 14경기에서 5승 4패 평균자책점 4.12를 기록했다. 좋은 성적은 아니었지만, 여기에는 8월 한때 슬럼프에 빠졌을 때 기록들이 포함돼 있다. 커리어 전체로 보면 5일 휴식 후 나온 51경기에서 21승 15패 평균자책점 3.67을 기록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5일 휴식 후 등판은 그가 한국프로야구에서 뛰던 시절부터 가장 익숙한 일정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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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은 내셔널스파크에서 0.70으로 잘했다. 그러나 좋은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진=ⓒAFPBBNews = News1 |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30일 경기전 인터뷰에서 6인 로테이션 운영 가능성을 언급했다. 30일 경기에서 빅리그에 데뷔, 호투한 네이트 피어슨의 등장은 6인 로테이션 운영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66일간 60경기를 치르는 빡빡한 일정에서 6일 로테이션을 소화하게 된다면 류현진에게도 나쁜 일은 아닐 것이다.
익숙한 내셔널스
오랜 시간 내셔널리그에서 뛰었던 류현진에게 내셔널스는 익숙한 상대다. 전날 경기 연장 10회 싹쓸이 3루타를 때린 아스드루발 카브레라를 비롯한 9명의 타자와 상대한 전적이 있다. 여기에 후안 소토가 합류할 수도 있다. 개막 직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던 소토는 이후 음성 검사 기준을 통과하면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출전해도 좋다는 승인을 받았다. 문제는 연고지인 워싱턴DC 보건 당국의 허가가 아직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워싱턴 입장에서는 소토의 합류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을 것이다.
류현진은 이번 시즌 워싱턴 타자들이 만나는 두 번째 좌완 선발이다. 앞서 지난 26일 뉴욕 양키스의 제임스 팩스턴을 상대했고 1이닝만에 3점을 뺏었다. 1회는 무득점으로 넘어갔지만, 2회 카브레라를 시작으로 커트 스즈키, 카터 키붐, 빅터 로블레스의 연속 안타가 터지며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앤소니 렌돈이 떠났고 라이언 짐머맨도 시즌을 포기했지만, 여전히 강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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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안 소토는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경기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
같은 해 디비전시리즈에서도 내셔널스파크에서 던졌다. 상대 선발 아니발 산체스와 대결한 그는 5이닝 4피안타 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1회 소토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한 것이 아쉬웠다. 5회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에 몰렸지만, 스즈키를 병살타로 잡으며 간신히 위기에서 벗어났다. 2019년 그의 유일한 포스트시즌 등판이었다.
※ 류현진 vs 워싱턴 타자 상대 전적(정규시즌 기준)
아스드루발 카브레라 7타수 2피안타 3탈삼진
스탈린 카스트로 9타수 3피안타 1타점 1탈삼진
윌머 디포 6타수 무피안타 2탈삼진
애덤 이튼 8타수 1피안타 1타점 1탈삼진
조시 해리슨 10타수 3피안타 2탈삼진
하위 켄드릭 14타수 3피안타 3탈삼진
빅터 로블레스 3타수 1피안타
커트 스즈키 6타수 1피안타 1탈삼진
마이클 A. 테일러 11타수 무피안타 6탈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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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라스버그의 대타로 나선 에릭 페디, 첫 등판은 잘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대타라고 얕보지 말아요
원래 워싱턴의 이날 선발 로테이션은 스티브 스트라스버그 차례. 그러나 오른손 신경 문제로 시즌 첫 등판을 취소했고, 이번 등판도 쉬어간다. 대신 에릭 페디(27)가 마운드에 오른다. 대타라고 얕보면 안된다. 지난 26일 뉴욕 양키스와 홈경기에서 선발 등판, 4이닝 4피안타 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팀의 9-2 승리를 이끌었다. 투구 수 68개로 4이닝을 잘막았다. 이번에는 더 많은 투구 수와 이닝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2014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8순위로 지명됐다. 팀 동료 트레이 터너를 비롯해 애런 놀라, 카일 프리랜드, 마이클 콘포르토, 션 뉴컴, 맷 채프먼, 잭 플레어티 등이 드래프트 동기다. 2017년 빅리그 데뷔 이후 서서히 소화 이닝을 끌어올리고 있다. 2019년에는 21경기(선발 12경기)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4.50, WHIP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