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사상 초유의 ‘강화 스캔들’ 당사자인 SK와이번스에 대한 상벌위원회를 개최한다. 사고를 친 당사자들에 대한 징계 수위에 관심이 집중되지만, 불미스러운 사건을 의도적으로 은폐한 SK구단에 대한 징계도 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KBO는 7월 마지막주에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사건 당사자에 대한 징계를 논의해 확정한다. 지난 5월 SK 2군에서 신인급 선수들 일부가 강화 숙소를 이탈해 음주운전과 무면허 운전을 했고, 2군 선수단 내 선배급 선수들이 이들에게 얼차려를 주고 구타를 한 사건이 있었다.
내용만으로도 심각한 사안이었다. 하지만 SK는 구타를 한 선배급 선수들에게는 벌금을 부과하고 강력한 주의를 줬다. 숙소를 무단이탈한 신인급 선수들은 제재금과 함께 강화에 위치한 한 사찰로 템플스테이를 보냈다.
![]() |
↑ 2020시즌 유독 고개 숙일 일이 많은 SK와이번스다. 사진=MK스포츠 DB |
사고를 치고, 이들을 사적으로 제재한 선배 선수들에 대한 징계도 중요하다. 그러나 허술한 선수단 관리를 보인 SK에 대해서도 중징계가 불가피하다. 더구나 SK는 이를 은폐하려고 시도했다가 SNS를 통해 사실이 알려지자, 뒤늦게 해명에 나섰다. 프로 구단의 일처리라기에는 너무 허술해서, 의도적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는 것이다.
이제 KBO 상벌위원회가 SK에 어떤 엄벌을 내릴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선수들의 일탈을 방치하고 관리에 실패한 2군 지도자, 의도적으로 KBO 보고 의무를 외면한 구단 고위 관계자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구단 자체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사안이다.
40년 가까이 된 프로야구에서 구단 징계는 숱하게 나왔다. 구단에 대한 징계 방식도 여러 종류가 있다. 최근 횡령·배임으로 영구제명된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경영이 사실로 밝혀진 키움 히어로즈의 경우에는 경영감시인 파견이라는 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과거 신인드래프트 이전 템퍼링(사전접촉) 위반의 경우에는 지명권 박탈도 가능했다. 물론 지명권 박탈 징계는 한 번도 나온적이 없다.
구단을 상대로 가장 흔한 방식의 징계는 제재금 부과다. KBO가 구단 대상으로 부과한 제재금으로 범위를 좁혔을 경우, 최대 제재금은 5000만 원이다. 2017년 선수단 불법도박 연루 사건의 NC다이노스와 2018년 트레이드 뒷돈 파동을 일으킨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가 당사자였다.
SK의 경우 역대 최고액 제재금인 5000만 원을 넘어설지도 지켜봐야 한다. 최근 들어 KBO
'클린베이스볼'이라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KBO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많은 눈이 쏠릴 수밖에 없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