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안준철 기자
“엄청 긴장됐죠.”
1군 데뷔를 치른 키움 히어로즈 송우현(24)은 표정은 여전히 상기돼 있었다. 5년 만에 데뷔를 치른 평범한 선수이지만, 이름은 잘 알려져 있었다. 정확히는 송진우(한화 이글스 투수코치)의 둘째 아들로 유명하다.
송우현은 천안 북일고를 졸업하고 2015년 신인 2차드래프트 6라운드 전체 58번으로 넥센 히어로즈에 지명돼 프로에 입단했지만, 1군은 멀기만 했다. 2016시즌이 끝나고 경찰야구단에 입단해, 군복무를 마쳤지만, 1군 데뷔는 높은 벽과 같았다.하지만 21일 KBO리그 잠실 두산전에서 8회초 전병우 타석에 대타로 기용돼며, 마침내 꿈에 그리던 1군 무대를 밟았다. 17일 1군 엔트리에 등록 이후 4경기째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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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 송진우 코치의 둘째 아들 송우현(키움 히어로즈)이 22일 잠실구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안준철 기자 |
8회말에 우익수로 나선 송우현은 오재일과 김재환의 타구를 잡아내기도 했다. 9회초에는 찬스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키움은 1사 1, 2루에서 김혜성의 2루타로 1점을 만회했고, 계속된 1사 2, 3루에 송우현이 나섰다. 두산은 베테랑 이현승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아쉽게 송우현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22일 두산전을 앞두고 손혁 감독은 송우현을 기용한 이유에 대해 “2군에서 수비가 좋고, 어깨가 좋다는 보고를 받았고 마침 어제 (전)병우도 안 좋다고 해서 대타를 냈다”며 “어쨌든 머뭇거리지 않고 자기 스윙을 해서 좋았다. 나쁜 공에도 방망이가 나가는 편은 아닌 것 같더라”고 말했다,
송우현에게는 첫 타석이 떨릴 수밖에 없었다. 그는 “긴장이 됐다. 그냥 준비만 하라고 하시는 줄 알았는데, (타석에) 나가는 순간 (데뷔를)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아버지 송진우 코치에게 전화가 왔다. 물론 아버지도 대전에서 KIA타이거즈와 경기 중이라 아들이 타석에 들어선 건 나중에 확인했다. 송우현은 “별 다른 얘긴 했다. 어땠냐고 물어보시더라. 사실 (내 타격 장면을) 안보셔도 괜찮다”며 껄껄 웃었다.
키움에는 이미 야구인 2세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이가 있다. 바로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연수 중인 이종범 코치의 아들 이정후(22)다. 이정후는 키움의 간판타자로 발돋움했다. 2년 선배인 송우석보다는 멀찍이 앞서 나가 있다. 물론 송우석은 “(이)정후가 월등히 잘하고 있으니, 의식하거나 그런 건 전혀 없다”고 기분 좋게 넘겼다.
올 시즌 이순철 SBS해설위원의 아들인 이성곤(삼성 라이온즈), 강광회 심판위원의 아들인 강진성(NC다이노스) 등
송우현은 “(야구인 2세 중에) 잘 되는 사람도 있고, 아직 안 되는 사람도 있어서 잘 신경 쓰지 않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배울 게 많아서, 그쪽에 더 신경을 쓰고 싶다”고 다짐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