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실전 투구에서 승부치기 규정을 체험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김광현이 이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김광현은 17일(이하 한국시간) 부시스타디움에서 진행된 청백전에 원정팀 투수로 선발 등판, 5이닝 1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 수 69개.
이날 청백전은 5이닝 경기로 진행됐는데, 마지막 5회는 특별히 연장 상황을 가정하고 경기를 진행했다. 메이저리그는 이번 시즌 연장 승부로 인한 마운드 소모를 줄이기 위해 10회부터 승부치기 규정을 도입한다. 직전 이닝에서 마지막 공격을 했던 타자가 2루에 진루한 가운데 이닝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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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부치기를 처음 경험한 김광현이 이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사진= MK스포츠 DB |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도 흔들릴뻔했다. 첫 타자 앤드류 키즈너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무사 1, 2루에 몰렸다. 다음 타자 해리슨 베이더를 상대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 병살을 잡으며 분위기를 바꿨고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승부치기를 처음 경험한 그는 등판을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불편한 것이 사실"이라며 바뀐 규정에 대한 어색함을 털어놨다. "주자 한 명이 있고 없고 차이가 큰 거 같다. 와인드업을 시작하지 못하는 것 자체가 마음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날 무실점으로 넘어간 것에 대해서는 "점수를 준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진 거 같다"고 말했다. "앞서 팀이 득점한 상황이었다. 점수 차나 홈, 원정 여부에 따라 다를 거 같지만, 점수를 많이 내줘서 2루 주자는 점수를 준다고 생각하고 던졌다"며 경기 상황을 설명했다.
팀 동료 애덤 웨인라이트는 "아직 직접 경험해보지 않아서 뭐라 말하기 어렵다"고 말하면서 "만약 우리 팀이 에이스를 상대해 연장전까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런데 연장 10회 초구에 먹힌 뜬공이 안타가 돼서 경기가 그대로 끝나버린다면? 공 하나에 끝난다면 어떻겠는가?"라고 되물으며 승부치기 규정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감독들의 머릿속은 더 복잡해졌다. 마이크 쉴트 감독은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다"며 승부치기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작용한다. 투수가 땅볼 유도에 능한 투수인가, 뜬공 유도에 능한 투수인가에 따라 대응 방법이 달라질 것이다. 이것 아니면 저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여러 다양한 상황들이 나올 것이다. 우리는 이에 대한 대비책을 준비중이다"라며 새로운 규정에 대비하고 있음을 알렸다. greatnemo@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