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제이크 브리검(32)이 두 달간 떠난 사이에 키움 히어로즈에선 많은 일이 일어났다. 그중에 외인 동료들의 변화도 있다.
에릭 요키시(31)는 브리검을 대신해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으나 테일러 모터(31)는 성적 부진으로 작별해야 했다. 새로운 만남도 앞두고 있다.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에디슨 러셀(26)이 조만간 합류한다.
53일 만에 등판한 브리검은 에이스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14일 KBO리그 고척 NC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해 키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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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웅 군단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가운데)이 돌아왔다. 그러나 그가 빠진 사이에 테일러 모터(오른쪽)는 미국으로 돌아갔다. 사진=MK스포츠 DB |
흔들렸던 키움 마운드는 브리검의 복귀로 안정감을 되찾았다. 양현 김상수 안우진 조상우와 계투도 완벽했다. 상대는 선두 NC였으며, 브리검은 이닝을 거듭할수록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모두가 만족한 복귀전이었다. 브리검도 “마음 같아선 8이닝까지 책임지며 불펜 투수를 쉬게 해주고 싶었다. 투구수가 정해져 있어 어쩔 수 없었다”며 “그동안 승리 기여도가 없었는데 오랜만에 돌아와 승리하게 돼 매우 기쁘다”라고 밝혔다.
5월 말, 오른쪽 팔꿈치 후방 염증 진단으로 이탈했던 브리검이다. 누구보다 몸이 근질근질했다. 그렇지만 팀은 ‘완벽하게 준비된’ 브리검을 원했다. 손혁 감독도 에이스를 믿고 기다렸다.
브리검은 “빨리 돌아오고 싶었으나 팀이 바란 건 100% 상태였다. 시간을 충분히 줬기 때문에 나도 조급해하지 않았다. 그래서 차근차근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에이스가 없어도 키움은 상위권을 유지했다. 마운드의 중심을 잡으며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른 요키시의 공이 컸다. 요키시는 승리(8) 및 평균자책점(1.41) 부문 1위에 올라있다. 재활 중인 브리검에게 강한 자극제가 됐다.
브리검은 “내가 없는 동안 요키시가 개인 커리어 최고 성적을 거둬서 동료로서 기뻤다. 선발진을 잘 이끌어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면서도 “하지만 내가 원투펀치로서 같이 이끌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요키시가 너무 잘 던져서 질투심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키움 외국인선수가 요키시만큼 잘한 건 아니다. 새 동료였던 모터는 성적 부진으로 10경기 만에 짐을 쌌다. 구단은 검증된 에이스를 기다렸으나 불확실한 유틸리티 내야수를 기다리지 않았다. 모터가 웨이버 공시된 날은 브리검의 1군 엔트리 말소 사흘 뒤였다.
모터와 짧은 인연은 아쉬움이 크다. 브리검은 “프로야구선수가 된 지 15년째인데 여전히 동료의 방출 소식은 너무 슬프다. 적응하기 어렵다. 모터와 (한 해 동안) 잘 지내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다”며 “다만 결국 비즈니스다. 모터는 (KBO리그 적응에) 어려워했고 팀은 1승이 급한 때였다. 모터의 방출은 어쩔 수 없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빈자리는 누군가 메우기 마련이다. 키움은 오랜 고심 끝에 메이저리그 올스타 유격수 출신 러셀을 영입했다. 러셀은 8일 입국해 경기도 양평에서 격리 생활 중이다.
2주 격리를 마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스 음성 판정을 받으면, 본격적으로 한국 야구를 접하게 된다. 퓨처스리그 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회복한 다음에 1군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브리검은 러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러셀과 계약한 첫날부터 기대가 컸다. 그는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도 톱클래스 선수다. 나를 비롯해 요키시, 최원태가 땅볼 유도형 투수여서 러셀의 수비 도움을 많이 받을 것 같다. (기존 선수들까지 더해) 우리 내야 수비가 리그 최고 수준이 되지 않겠는
이어 브리검은 “지금까지 부상자 발생, 외국인타자 교체 등 악재가 있었는데 3위 안으로 유지했다는 건 큰 소득이다. 이제 하나둘씩 가세할 일만 남은 만큼 전력도 강해질 것이다. (우리 팀은)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