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공포가 여전히 존재하는 가운데 2020시즌 메이저리그 준비가 진행중이다. 말그대로 "목숨을 내놓고" 그라운드에 나가야하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고민을 숨기지 않고 있다.
공식 캠프가 시작된 가운데, 곳곳에서 추가 확진자 소식과 시즌 불참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데이빗 프라이스, 펠릭스 에르난데스, 이안 데스몬드, 마이크 리크 등이 시즌 불참을 선언했다.
주변 상황도 좋지 않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가 중단된 지난 3월 12일 미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393명, 그리고 지난 7월 3일에는 5만 7209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확진자 수만 놓고 보면 지금이 더 위험하다. 유일한 차이가 있다면 검사 역량이 강화됐다는 것이다. 그밖에 달라진 것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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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 트라웃은 시즌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사진=ⓒAFPBBNews = News1 |
바이러스는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1루수 프레디 프리먼, 캔자스시티 로열즈 포수 살바도르 페레즈 등 올스타급 선수들도 코로나19에 걸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확진자의 "99%가 해롭지 않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선수들의 두려움은 커지고 있다.
당장 시즌을 포기할 생각이 없는 선수들도 언제든지 생각을 바꿀 수 있다. 워싱턴 내셔널스 좌완 불펜 션 둘리틀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지금은 경기를 뛸 계획이지만, 언제든 안전하지 못하다고 느낄 수 있다. 불확실성에 대한 걱정이 내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면 시즌을 관둘 것"이라고 말했다.
갓 태어난 자녀나 임신한 아내를 둔 선수들의 불안감은 특히 더 크다. 8월에 아내가 출산 예정인 LA에인절스 외야수 마이크 트라웃은 "야구를 사랑하지만, 가족들을 위해 옳은 선택을 해야한다. 얼마나 안전한가가 문제다. 만약 바이러스가 퍼진다면 당연히 재고해야한다"며 고민을 드러냈다.
이에 대한 대응법은 선수들마다 다르다. 6일(한국시간)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4이닝 투구를 소화한 텍사스 레인저스 우완 선발 카일 깁슨은 조금 특이한 경우다. 그는 궤양성 대장염을 앓은 이력이 있어 '고위험군' 선수로 분류됐다. 시즌 참가를 포기해도 급여와 서비스 타임을 보장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그는 일단 지금까지는 시즌 참가를 택했다. 등판을 마친 뒤 화상 인터뷰로 취재진을 만난 그는 "지금 이 시점에서 모든 절차들, 그리고 팀이 준비하고 있는 것들을 보면 위험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대책이 통하고 있고 계속해서 이를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지금까지는 메이저리그가 준비한 안전 대책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 문제를 두고 의사와 상담하며 조언을 구했다. 그리고 '만약 뭔가 문제가 생기고 당신이 보기에 내가 장기적인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때 다시 논의를 해보겠다'고 말했다"며 경우에 따라 다른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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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텍사스 선발 카일 깁슨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됐지만, 일단 캠프에 합류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시즌을 포기하는 선수들도 있다. 그들을 탓할 수는 없다. 필요한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이것이 불편한 선수들이 있다면 그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 지지해야 한다. 지금 이 시점에서 모두가 시즌 참가를 원하고 있지만, 만약 (시즌 포기를) 원하는 선수들이 있다면 대화를 해볼 것"이라며 선수들의 결정을 이해한다고 밝혔
페이오프피치(payoff pitch)는 투수가 3볼 2스트라이크 풀카운트에서 던지는 공을 말한다. 번역하자면 ’결정구’ 정도 되겠다. 이 공은 묵직한 직구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예리한 변화구가 될 수도 있다. 이 칼럼은 그런 글이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