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두산의 승부수가 통했다. 1점 차 열세에 추가 실점 위기에 ‘클로저’를 투입하며 흐름을 바꾸더니 짜릿한 뒤집기를 펼쳤다.
두산이 한화를 5연패 늪에 빠트렸다. 3일 KBO리그 잠실 한화전에서 9회말에 터진 박세혁의 개인 1호 끝내기 홈런으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두산은 NC, 키움에 이어 세 번째로 30승 고지를 밟았다.
8회초까지만 해도 두산이 끌려가던 흐름이었다. 선발투수 라울 알칸타라(7이닝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 1실점)가 강판한 뒤 위기가 찾아왔다.
↑ 함덕주는 3일 KBO리그 잠실 한화전에서 8회초 2사 만루 위기를 막았다. 이에 기세가 오른 두산은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사진(서울 잠실)=김영구 기자 |
최원준은 정진호에게 2루타, 김강률은 이용규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2사 2, 3루에 두산은 또 투수를 교체했다.
김태형 감독은 과감하게 함덕주를 기용했다. 6월 27일 잠실 두산전 이후 6일 만에 출격이다. 한화 불펜이 약한 점을 고려해 8회초 위기만 막으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함덕주가 김태균에게 볼 3개를 던지자, 두산 벤치는 자동 고의4구를 택했다. 2사 만루에 타석에는 한화 4번타자 최진행이 들어섰다. 이날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최진행은 세 번째 타석까지 무안타였다. 삼진 아웃만 두 번.
함덕주는 최진행을 상대로 ‘체인지업’만 던졌다. 노림수였다. 포수 박세혁은 “(6회초에) 타점을 올린 김태균 선배와 어렵게 승부하는 것보다 안타가 없던 최진행 선배와 대결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함)덕주의 체인지업이 워낙 좋아서 그걸로 승부수를 띄웠다”라고 설명했다.
작전은 성공이었다. 최진행은 1B 1S 카운트에서 함덕주의 체인지업을 배트에 맞혔으나 높이 떴다. 1루수 오재일의 파울 지역에서 잡아냈다.
분위기를 탄 두산은 8회말 최주환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뒤 9회말 박세혁의 끝내기 홈런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함덕주의 호투가 있었기에 가능한 승리였다.
시즌 3승째를 거둔 함덕주는 “무엇보다 팀이 이겨서 기분이 좋다. 오랜만에 등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