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현이가 20살 때 한 선생님 조언을 받아 폭행으로 경찰에 신고했어요."
지난달 극단적 선택을 한 22살 고 최숙현 철인3종 경기(트라이애슬론) 선수 지인들이 수년에 걸친 집단 가혹행위를 증언하고 나섰습니다.
오늘(3일) 오전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를 한 22살 A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폭행당했고 졸업한 뒤 경찰에 신고까지 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수사가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최 선수와 단짝으로 경북체고를 함께 다녔습니다.
A씨는 "매번 운동을 마치고 들어오면 울며 엄청나게 힘들어했다"며 "주로 체중이 늘었다는 이유로 때렸는데 단순히 숙현이를 미워해서 괴롭히는 거로 보였다"고 했습니다.
타 종목에 몸담은 그는 "학창 시절부터 매일 숙현이가 맞은 이야기를 전화 통화로 울면서 해줬다"며 "있을 수도 없고,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죽고 싶다는 말을 종종 했는데 정말 이렇게 될 줄 몰랐다"며 "친구들 모두 너무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A씨는 "숙현이는 가혹행위 때문에 고3 때는 수면제를 먹어야 겨우 잠들었다"며 "성인이 되고도 괴롭힘이 계속되자 결국 우울증약을 먹어야 했다"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지난 2월 고소당하기 전 최 선수 부친에게 사과하며 "다 내려놓고 떠나겠다"던 감독은 지난 2일 열린 경주시체육회 인사위에서 "나는 때리지 않았다"고 항변했습니다.
이에 최 선수 부친은 "감독도 딸을 때렸다"며 "다른 가해 선수가 숙현이 멱살을 잡았을 때 감독이 오히려 슬리퍼로 숙현이 얼굴을 때리며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라고 강요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2017년 일본에서 경기에 나갔을 때 배가 고파서 완주하지 못해 슈퍼에서 음료수를 한병 사 먹다가 걸렸다고 한다"며 "현지인들이 보는 앞에서 감독에게 엄청나게 맞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최 선수 한 해 후배인 21살 임주미 씨는 소셜네트워크(SNS) 계정에 "김 감독님, 아주 최악이네요. 지금 그 경주시청 감독이 선수들한테 자기랑 한 카톡 내용 다 지우고 숙현이가 원래 정신적으로 이상이었다고 말하라고, 그런 식으로 탄원서 쓰려고 하고 있다고 한다"고 올렸습니다.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그는 "언니의 죽음이 너무 분하고 갑갑하다"며 "언니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현 감독진에게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당했다고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시는 체육계에 이러한 잔혹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숙현이 언니가 어떤 일로 고인이 되었는지 꼭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