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외야수’ 김혜성(21·키움)이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첫 시험 결과는 ‘합격’이다. 무안타에 그쳤으나 ‘슈퍼 캐치’로 극적인 역전승을 도왔다.
김혜성은 2일 KBO리그 고척 두산전에 7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수비 포지션이 내야수가 아니라 외야수였다. 2017년 프로에 입문한 뒤 2루수, 3루수, 유격수를 맡았던 김혜성이 외야수로 뛰는 건 처음이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 유격수 에디슨 러셀을 영입하면서 키움은 내야 정리가 필요했다. 선택의 폭이 넓은 내야수와 비교해 외야수 자원은 풍족한 편이 아니다. 임병욱도 부상으로 장기 결장하고 있다.
↑ 김혜성은 2일 KBO리그 고척 두산전에서 좌익수로 출전해 5회초 슈퍼 캐치로 키움의 10-7 역전승을 이끌었다. 사진(서울 고척)=김영구 기자 |
손혁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논의, 그리고 선수들과 개별 면담을 가진 끝에 김혜성 전병우 김웅빈 등 내야수 3명을 외야수로 변신시켰다. 내·외야 수비 훈련을 병행했으며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김혜성이었다. 동산중 시절까지 외야수로 뛴 경험이 있다. 또한, 신인 시절부터 팀 내 수비 능력이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1회초 첫 타자 박건우의 타구를 어렵지 않게 잡아낸 김혜성이다. 손 감독도 만족한 듯 해맑게 웃었다. 키움 좌익수는 네 차례 플라이볼을 잡았다. 두산 외야수가 미스 플레이를 펼친 것과 다르게 김혜성은 안정감을 보였다.
특히 김혜성은 5-7의 5회초 2사 1, 2루에서 호수비를 펼쳤다. 김재환의 짧은 타구를 재빠르게 앞으로 달려가더니 다이빙 캐치를 했다.
박병호의 3점 홈런(4회말)이 터지며 추격의 시동을 걸었던 키움은 김혜성의 슈퍼 캐치로 추가 실점을 막으며 흐름을 가져갔다. 그리고 5회말에 7-7 동점을 만들었고, 7회말에 3점을 보태 짜릿한 뒤집기를 완성했다.
4·5·7회말에 포문을 열어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던 서건창도 김혜성의 명품 수비를 칭찬했다. 서건창은 “(김)혜성이의 다이빙 캐치로 우리가 흐름을 가져갔다. 가장 중요한 승부처였다. 그 덕분에 승기를 잡았고 이겼다. 혜성이는 수비 능력이 진짜 뛰어나다”라고 말했다.
외야수 김혜성의 1차 시험 통과에 가장 기뻐한 건 손 감독이었다. “김혜성이 첫 외야 수비를 했는데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며 손 감독은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외야수 도전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던 김혜성이다. 경기를 더 많이 뛸 수 있다는 것도 중요했다. 러셀이 합류하면 내야수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외야수 변신은 또 다른 경쟁력을
김혜성은 “경기 전엔 빨리 내게 공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예상보다 더 빠른 타이밍에 공이 날아와 좋았다”며 “내야든 외야든 수비수의 역할은 공을 잡는 거다. 그렇기에 외야를 맡았다고 마음가짐이 달라진 건 없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