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상상이 현실로 이뤄진 순간이었다.
첫 홈런만큼은 팀을 승리로 이끄는 한 방이었으면 좋겠다고 꿈꿨던 홍창기(27·LG)는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터뜨렸다.
더욱 짜릿한 순간이었다. 그의 야구 인생을 통틀어 첫 끝내기였다. 지금껏 수많은 경기를 뛰었으나 끝내기 안타조차 친 적이 없었다.
↑ 홍창기가 6월 30일 KBO리그 잠실 kt위즈전(LG트윈스 4-3 승)에서 연장 11회말 끝내기 홈런을 터뜨린 후 이병규 타격코치와 포옹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또한, KBO리그에 진기록도 세웠다. 데뷔 첫 홈런을 끝내기 홈런으로 장식한 건 역대 8번째였다.
그만큼 대단한 한 방이었다. 홍창기는 6월 30일 KBO리그 잠실 kt전에서 7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연장 11회말 끝내기 홈런을 날리며 LG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1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재윤의 5구인 속구를 때려 외야 우측 펜스를 넘기는 홈런을 날렸다. 두 차례 속구를 친 게 파울이 됐으나 세 번째 속구는 공략했다. 4시간13분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2016년 신인 2차 3라운드 27순위로 LG에 입단한 그의 데뷔 첫 홈런이다. 통산 78번째 경기에서 짜릿한 손맛을 봤다.
홍창기는 “솔직히 내가 경기를 끝낼 줄 몰랐다. 어떻게든 출루만 하자고 마음을 먹었다”며 “카운트 2S에 몰리면서 타격 포인트를 앞에 뒀다. 이병규 코치님도 ‘(김재윤이) 빠른 공을 가진 투수이니까 속구를 염두에 둬’라고 말씀하셨다. 운이 좋게 홈런을 날릴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팀이 이길 수 있는 홈런을 언젠가는 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끝내기 홈런을 때릴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라며 기뻐했다.
절대 잊지 못할 홈런이다. 홍창기는 “아마추어 시절을 통틀어 끝내기 안타를 친 적도 없다. 데뷔 첫 홈런이 내 야구 인생의 첫 끝내기다”라고 말했다.
↑ 홍창기는 6월 30일 KBO리그 잠실 kt위즈전에서 연장 11회말 끝내기 홈런을 터뜨려 LG트윈스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홍창기. 사진(서울 잠실)=이상철 기자 |
홍창기는 “계속 잘 맞힌 타구가 아웃되고 타율이 떨어져서 소극적으로 바뀌었다. 코치님, 선배들이 ‘잘하고 있으니까 편하게 쳐’라고 조언해주셨다. 조금씩 더 편하게 타격하고 있다. 오늘 좋은 타구가 나왔으니 이 감을 잘 유지하려고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채은성 이형종의 빈자리를 메웠으나 백업 외야수가 홍
홍창기는 “나 때문에 형들의 빈자리가 크면 안 된다”며 “오늘 잘했으니 앞으로도 좀 더 팀에 보탬이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