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안준철 기자
“5회 끝나고 안타를 안 맞은 걸 알았죠.”
SK와이번스 이건욱(25)이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인생투’를 펼쳤다.
이건욱은 26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LG와의 팀간 7차전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 동안 90개의 공을 던지며 피안타 없이 4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 SK가 7–0으로 승리하며, 이건욱도 시즌 2승(1패)를 챙겼다.
다만 5-0으로 앞선 7회부터는 마운드를 불펜진에게 넘겼다. 투구수도 노히트노런을 도전하기에 다소 많았다. 어쨌든 개인 최다 이닝(종전 5월 28일 잠실 두산전 5⅓이닝) 기록을 세웠고,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달성했다.
![]() |
↑ 26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2020 KBO 리그"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 경기가 열렸다. SK 선발 이건욱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
2014년 1차 지명으로 SK 유니폼을 입은 이건욱은 7년 차인 올 시즌 기량이 꽃피고 있다. 비록 대체 선발이긴 하지만,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하고 있다. 자신의 최다이닝 종전 기록이었던 지난달 28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첫 승을 신고하기도 했다.
이날도 안타를 맞진 않았지만, 사사구 4개가 눈에 밟히는 이건욱이다. 그는 “5회 지나고 나서 노히트인건 알았지만, 사사구 4개와 안타를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이날 컨디션이 그리 좋진 않았다. 이건욱은 “직구는 최고로 좋았을 때 기준으로 70% 정도였다”며 “공도 좀 날리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그를 다잡아준 건 포수 이재원이다. 그는 “(이)재원이 형이 이닝이 끝날 때마다 ‘직구가 좋다. 믿고 던져’라고 말해서 가운데만 보고 던졌다”고 말했다. 이날 LG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는 이건욱을 상대로 삼진 2개를 당했다.
마지막 이닝이 된 6회는 위기도 있었다. 6회 2사 1루에서 김현수를 상대한 것. 하지만 김현수를 평범한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건욱은 “6회 2사 후 볼넷을 내준 뒤 최상덕 코치님이 마운드에 올라오셔서 ‘충분히 잘하고 있다. 마지막 타자라고 생각하고, 밸런스 유지하면서 힘껏 던져보라’고 말했다. 재원이 형도 ‘미트만 보고 던지라’라고 했다. 최선을 다해서 던진 게 좋은 결과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날 승리의 기쁨에도 아쉬운 마음이 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