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23일 현재 박병호(34·키움)는 타율 53위에 올라있다.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54명 중 그보다 타율이 낮은 선수는 방출된 제라드 호잉(0.194·전 한화)뿐이다. 하지만 홈런 두 방 포함 4안타를 몰아치며 이제 ‘우리가 알던’ 박병호로 돌아오고 있다.
23일 잠실 LG전(키움 8-3 승)에서 가장 위협적인 키움 타자는 박병호였다. 4타수 4안타 2홈런 1사구 2타점 3득점. 외야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타구를 두 차례나 날렸다. 홈런은 김윤식과 최동환의 속구를 공략했다.
박병호가 한 경기 4안타를 기록한 것은 2019년 8월 27일 청주 한화전 이후 301일 만이다. 타율이 0.205에서 0.228로 크게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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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병호는 23일 KBO리그 잠실 LG전에서 4타수 4안타 2홈런 1사구 2타점 3득점으로 활약하며 키움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6연승을 달린 키움은 단독 3위로 도약했다. 사진(서울 잠실)=김재현 기자 |
올해 최고의 퍼포먼스를 펼친 하루였다. 극심한 타격 부진에 스트레스가 많았던 박병호도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박병호는 “홈런은 모두 가운데로 몰린 공이었다. 그래도 중앙 타구였다는데 의미가 있다. 솔직히 신기했다. 타격 밸런스과 컨디션이 좋아졌다”라고 밝혔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1할 타율에 머물렀던 박병호다. 16일 고척 롯데전을 마쳤을 때 그의 타율은 0.197이었다.
손혁 감독은 17일 고척 롯데전부터 19일 고척 SK전까지 박병호를 과감히 뺐다. 휴식을 취하고 재정비를 하라는 배려였다. 푹 쉬고 돌아온 박병호는 3경기 연속 안타(타율 0.556)를 쳤다. 안타 6개 중 3개가 홈런이었다.
확실히 달라졌다. 여유가 생겼고 자신감도 얻었다. 박병호는 “안 좋은 시기가 너무 길었다. 더 빨리 쉬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스트레스도 너무 심했다. 하지만 사흘의 휴식이 큰 도움이 됐다. 많은 걸 내려놓고, 내가 그동안 어떻게 야구를 했는지 되돌아봤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복귀 후 안타를 치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그게 4안타로 이어졌다. 타격 타이밍도 좋아졌다”며 “앞으로 많이 쳐야 할 것 같다. 이젠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했다.
영웅군단의 4번타자는 곧 박병호였다. 하지만 지금은 4번타자 박병호가
그는 “타순은 중요하지 않다. 팀의 승리가 우선이다. 다 내려놓았다. 감독님의 뜻에 따르겠다. 팀에 정말 실력이 뛰어난 젊은 선수들이 많다. 그들이 잘할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게 내 역할이다”라고 강조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