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집만 떠나면 작아지는 거인이다. ‘형편없는’ 원정 승률은 롯데의 가을야구 꿈을 앗아갈 ‘장애물’이 될지 모른다.
롯데는 14일 잠실 LG전에서 6-10으로 역전패를 했다. 초반부터 케이시 켈리를 흔들며 4회초까지 4-0으로 리드했으나 5회말 4실점, 6회말 6실점으로 마운드가 붕괴했다. 4회말까지 피안타가 2개뿐이었던 아드리안 샘슨은 이후 난타를 당했다.
선발 전원 안타(총 16개)를 때렸지만 영양가는 없었다. 병살타만 3개였다. 4번타자 이대호는 3회말과 5회말에 찬물을 끼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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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외국인 투수 아드리안 샘슨(오른쪽)은 원정 경기에 두 차례 등판해 2패 평균자책점이 11.17을 기록했다. 사진=옥영화 기자 |
5위 KIA가 SK에 3-4로 덜미를 잡힌 터라 롯데가 LG를 꺾었다면, 5위에 오를 수 있었다. 그렇지만 0.5경기 차를 유지한 채 6위에 머물렀다. 7위 삼성과 승차만 1.5경기로 좁혀졌다.
롯데는 13일 7회초 2사 후 대폭발로 LG에 7-6 역전승을 거뒀다. 6월 원정 첫 승이었다. 하지만 하루 뒤 10점이나 헌납하며 또 원정에서 쓴맛을 봤다.
롯데의 원정 성적은 6승 12패로 승률이 0.333에 그쳤다. 원정에서 가장 약한 팀이 롯데는 아니다. 10위 한화(4승 14패 0.222), 9위 SK, 8위 kt(이상 4승 13패 0.235)도 집 밖으로 별로 나가고 싶지 않은 팀이다.
문제는 양극화다. 롯데의 홈과 원정 승률이 상당히 대조적이다. 롯데는 홈 승률이 0.706(12승 5패)로 1위다. NC(14승 6패 0.700)보다 홈에서 더 잘 이겼다. 6월엔 ‘안방 호랑이’다. kt, 한화를 부산으로 불러들여 6승을 올렸다.
그러나 원정만 가면 승리가 아닌 패배만 쌓인다. 원정 6승 중 3승은 kt와 개막 3연전에서 거뒀다. 롯데가 개막 5연승으로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시기였다.
그 이후 원정 15경기에서 3승 12패로 참담한 성적을 기록했다. 원정에서 위닝시리즈를 거둔 적도 없었으며 3연전 싹쓸이 패배도 두 번이나 됐다.
시즌 초반이나 심각한 원정 부진은 향후 롯데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 홈 성적이 월등하게 좋아도 높이 오를 수 없다. 원정 성적이 어느 정도 뒷받침이 돼야 한다.
시즌 첫 엘롯라시코를 마친 롯데 선수단 버스는 부산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고난의 원정 9
5위 KIA와 0.5경기 차, 4위 키움과 1.5경기 차, 그리고 3위 두산과 3경기 차다. 지금 같은 원정 경기력이라면, 롯데는 위가 아닌 아래로 갈 확률이 높을 터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