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를 구한 무명의 노태형 “내가 책임지겠다는 각오였다”

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안준철 기자
한화 이글스를 구한 건 무명의 노태형(25)이었다. 노태형의 끝내기 안타로 한화는 길고 긴 연패의 늪에서 빠져나왔다.
한화는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재개된 2020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 간 2차전 특별 서스펜디드 경기에서 9회말 2사 2, 3루에서 터진 노태형의 끝내기 안타로 7-6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는 지난달 22일 창원 NC다이노스전 이후 한화가 처음 거둔 승리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13일 두산전에서 3-4로 뒤지던 3회말 갑자기 많이 내린 비로 서스펜디드 경기로 14일 두 경기를 치르게 됐다.

↑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0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 경기가 3회말부터 재개하는 서스펜디드 경기로 열렸다. 이날 경기에서 한화는 6-6으로 팽팽히 맞선 9회말 2사 2, 3루에서 나온 노태형의 극적인 끝내기 안타로 7-6으로 승리, 악몽의 18연패에서 탈출했다. 한화 노태형이 끝내기 안타를 치고 동료들과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대전)=김영구 기자

결국 한화는 두산과 점수를 두거니 받거니 하다가, 4-5로 뒤진 7회말 정은원의 2타점 적시 2루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8회초부터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정우람이 이유찬에 적시타를 맞고 6-6 동점이 되면서 연패 탈출은 물건너 가는 듯햇다.
하지만 9회말 한화는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이날 6회말 5번 김민하 타석에 대타로 출전한 노태형이 2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두산은 마무리 함덕주가 마운드를 지키던 상황. 노태형이 볼카운트 2-2 승부를 펼쳤고, 5구째 폭투가 나오면 2, 3루로 바뀌었고,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갔다. 결국 함덕주의 6구를 노태형이 밀어때렸고,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꿰뚫며, 3루주자 이용규가 홈을 밟아 경기가 끝났다.
노태형은 북일고를 졸업한 2014년 2차 신인드래프트 10라운드 전체 104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선수다. 올 시즌 처음 1군에 밟은 무명의 선수. 결국 기대하지 않은 노태형의 끝내기로 한화는 길고 긴 연패에서 빠져나왔다. 자칫 프로야구 최다연패 기록을 새로 쓸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한방이었다.
노태형은 경기 후 “야구선수로서 꿈꿔왔던 순간이 현실로 다가왔다는 게 아직 믿기지 않지만 2차전이 남아있기 때문에 마냥 좋아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그래도 길었던 연패를 끊는 데 일조한 것이 정말 기쁘다”고 감격의 순간을 전했다.
그는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을 때 오늘 내가 야구선수로서 우리 팬 분들에게 기억되는 선수가 돼 보자는 마음으로 내가 책임지겠다는 각오로 들어섰다”며 “2스트라이크 이후 오히려 가볍게 스윙하자는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끝내기 안타 상황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계속 1군에서 활약하는 게 목표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